주력 종목, 메달 기대주 2탄

불모지 환경, 중국의 벽, 노골드 전례 모두 극복한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올림픽의 해를 맞이해 숨은 국가대표들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 선수들의 경우 일거수일투족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이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 7월 28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12 런던올림픽’은 비인기 종목을 비롯한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쏟은 피땀을 보상받을 수 있는 최대 기회다.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을 위해 또는 출전의 영광을 위해 각자의 노력을 감내하고 있다. 전지훈련, 국제대회를 통한 올림픽 자격 포인트 쌓기 등 다양하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최소 목표를 10-10(금메달-은메달)으로 잡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국민들의 기대는 이보다 높다. 우리나라 선수단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3-10으로 종합 7위를 달성했기 때문.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예선전, 평가전 승리는 예상 밖 종목에서의 깜짝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다양한 종목에서의 메달이 점쳐지고 있는 한국이지만 그중 남자 경보 김현섭(27), 배드민턴 이용대(25), 사격 이대명(24)을 조명했다. 세 선수 모두 시상대에 설 가능성이 충분한 국가대표들이다.

 

경보 김현섭 <뉴시스>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경보선수권 대회’ 성적으로 일찌감치 런던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 김현섭은 남자 경보의 신화를 창조할 재목이자 한국 육상 발전의 주역으로 지목 받고 있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경보 20㎞ 6위로 상승세를 탄 김현섭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경보의 대들보였다. 2004년 열린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메달을 획득해 한국 경보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한국 최초로 20㎞ 기록을 1시간20분대로 단축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 기록보다 3분 늦게 골인했지만 동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의 경우, 극심한 긴장으로 병원 신세까지 진 상태에서도 세계 6위에 올랐다.
김현섭의 기량과 가능성은 해외에서도 주목해왔다. 미국 육상 전문 잡지 ‘트랙&필드’는 지난해 김현섭을 세계선수권대회 경보 랭킹 3위로 전망하기도 했다.
때문에 경보 세계랭킹 1, 2위의 발레리 보르친(러시아)과 블라디미르 카나이킨(러시아) 등도 김현섭을 예의주시하면서 경기를 임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김현섭이 올해 꾸준히 몸을 유지해 시합 당일 1시간19분대 안으로만 들어오면 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섭이 메달을 따게 된다면 육상 불모지인 한국은 마라톤을 제외한 종목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게 된다.

배드민턴 이용대 <뉴시스>

‘2008 베이징 올림픽’ 영웅, 꽃미남 ‘윙크 보이’ 이용대는 한국 배드민턴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180㎝, 74㎏의 이기적인 신체를 자랑하는 이용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천재성을 입증한 선수다.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에 이어 1년 만에 최연소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이룬 것이다. 열 일곱이던 그 해에는 한국배드민턴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에 오르면서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런던 올림픽에서 이용대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태까지 국내 배드민턴 선수가 2연속 금메달을 딴 적은 없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용대, 이효정 혼합복식 조는 12년 만의 금메달 쾌거를 이룩한 바 있다. 결승 경기 후 기쁨에 겨운 우승 세레모니로 이용대가 선보인 윙크는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고, 이용대는 TV에 출연해 윙크를 재현하기도 했다.
최근 이용대는 올림픽 대비 훈련을 묻는 질문에 “상대에게 읽히지 않는 비장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1992년부터 늦깎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배드민턴은 어엿한 효자 종목이다. 6번의 올림픽을 거치면서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4개를 한국에 안겼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주안점은 중국 선수들의 강세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달렸다. 혼합복식에서 이용대는 하정은과 짝을 이루고 있는데 현재까지 기록을 봤을 때 메달 획득이 쉽지만은 않다. 이용대 하정은 콤비는 세계랭킹 7위다.

사격 이대명 <뉴시스>

이대명은 애매한 위치에 걸쳐있는 한국 사격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킬 힘이 있는 강자다. 권총 부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명은 지난 올림픽의 탈락을 보약으로 삼아 무조건 메달을 따겠다는 독기를 품고 있다.
2006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이대명은 진종오와 함께 한국 사격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첫 올림픽 출전 때 다소 실망스런 경기를 보이면서 큰 무대에서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사격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라는 생각에 다른 길을 모색하려고도 했지만, 결국 마음을 추스르고 경기 경험을 쌓아 나갔다.
이후 이대명은 2010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0m 권총 단체전으로 세계 정상을 밟았고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국제대회 첫 메달을 신고했다.
탄력을 받은 이대명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의 위엄으로 존재감을 세계에 떨쳤다.
최근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대명은 “2개의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목표는 원대하게 잡아야 하며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인 만큼 분위기도 알아 자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3관왕 이후로 다가오는 압박에 대해서도 “큰 선수가 되려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 괜찮다”는 강인함을 보였다.
사격은 올림픽의 포문을 여는 종목이다. 개막 다음날 경기가 시작되고 결선까지 하루 만에 치뤄 진다. 메달 레이스의 초반 기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통의 생각과 달리 사격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초대 대회부터 치러질 정도로 유서도 깊다.
사격은 두 손으로 잡는 소총과 한 손으로 잡는 권총, 표적지 또는 날아가는 물체를 맞추는 클레이 세 부문으로 나뉜다.
런던 올림픽 사격 남자부는 10m 공기소총, 50m 소총 복사, 50m 소총 3자세, 10m 공기권총, 50m 권총, 25m 속사권총, 트랩, 더블트랩, 스키트까지 9개 종목이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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