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불고 있는 친노바람… 당권이어 대권 ‘기지개’

▲ 좌부터 문재인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한명숙 대표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을 이끌어갈 새로운 당대표에 한명숙 전 총리가 최종 선출됐다. 또한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가 한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친노계는 4년여 만에 야권의 최대 세력으로 떠오르게 됐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친노세력이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면서 원외 친노진영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친노그룹 대권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간 ‘박근혜-안철수’ 양자구도로 전개됐던 대선주자 경쟁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문재인 이사장이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명숙號 출범’과 친노의 ‘등판’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그리고 노동계 및 시민사회 진영의 오랜 산고 끝에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첫 당대표에 한명숙 전 총리가 당선됐다. 여기에 친노의 또 다른 후보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친노의 화려한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친노의 맏언니’ 한명숙 전 총리와 ‘노무현의 동생’을 자임한 문성근 대표가 나란히 지도부에 입성했다는 것은 친노 부활의 신호탄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민주당 중심에서 친노 중심으로 힘의 균형이 옮겨가면서 당내 정치지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4.11총선에서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한 문성근 최고위원이 지도부 입성에 성공함으로써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친노세력의 부산전선 확대전략에도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영남지역 승리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 4월 총선을 계기로 친노 인사들이 대거 원내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후 친노가 민주통합당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친노진영 ‘잠룡’들의 대권가도 또한 곤고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명숙 대표의 광폭행보… ‘총선 앞으로’

민주통합당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4월 총선 전략과 로드맵 등을 책임질 총선기획단장에 4선의 이미경 의원을 선임했다. 이와 함께 4.11총선 ‘게임의 룰’을 정할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선거법 심사소위 위원으로 박영선 최고위원을 투입시키면서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사무총장에 임종석 전 의원을 임명하고, 정책위의장에는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이용섭 의원을 선임했다. 또한 19일에는 신경민 전 MBC 앵커를 대변인으로 기용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전국대학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낸 당내 대표적 ‘486 정치인’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임 전 의원의 당 사무총장 발탁은 한명숙 대표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당내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이용섭 의원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위의장에 임명됐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올해 민생경제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한 MBC ‘뉴스데스크’ 앵커시절 촌철살인의 멘트로 현 정부를 비판했던 신경민 대변인의 전격적인 기용은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물론 현 정부에 대한 저격수 역할 또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줄 잇는 영남출사표… ‘낙동강 벨트’ 공략

4월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각 정당의 강세지역 편중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야당 후보들의 부산경남 공략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후보조차 내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할 때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친노 인사들이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PK(부산경남) 공략에 나서면서 현재 이 지역 예비후보의 여야 비율은 비슷한 수준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이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전역에서 후보자를 등록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문재인 이사장과 문성근 최고위원 등 ‘노무현 사단’이라 불리는 인사들이 출마하는 부산 북·강서, 사하, 사상 등 5개 선거구는 서(西)부산과 동부 경남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PK에 민주진보 진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불어 닥친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등으로 지역민심 이반이 심각한데다, 그간 지역을 독점해온 한나라당에 대한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이번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야권의 돌풍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대권 후보로 떠오른 문재인 이사장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성근 최고위원이부산승리의 선봉에서 영남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영남 당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영남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친노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낸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 사하갑에 출마를 선언했으며, 박재호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남구을, 전재수 전 대통령 제2부속실장은 북·강서갑에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김인회 인하대 교수는 연제구에, 이해성 전 조폐공사 사장도 중·동구에 뛰어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 출마하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성진 씨는 경남 마산갑에, 송인배 전 청와대 행정관은 경남 양산에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친노의 대권잠룡 문재인-김두관 ‘주목’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의 친노 지도부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남풍’이 이번 총선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친노진영 대권 잠룡들의 대권향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면서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5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문성근 최고위원이 후보자 연설을 통해 김두관 경남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문 최고위원은 “김두관 경남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이 옳다고 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한 뒤 “김두관도 떨어뜨려 죽어야 하냐”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울분을 토했다.

다음 달 이내로 김두관 경남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4월 총선에서 부산경남의 친노 바람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 등 친노진영이 당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김 지사의 입당 후 행보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선을 앞두고 친노 대권잠룡들의 본격적인 기지개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통합을 진두지휘하며 민주통합당 출범을 이끌었던 문재인 이사장은 최근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함께 ‘대선 3파전’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통합당 진영에서는 처음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안철수 원장 없이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친노 대권주자 문재인 지지율 ‘껑충’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율은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서 봤을 때 쉽사리 넘기 힘든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그 격차를 계속해서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와 1대1 맞대결을 펼칠 경우 문 후보는 42.2%의 지지율을 보여 45.0%를 차지한 박 후보와 2.8p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두 사람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발표한 1월 셋째주 주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0.7%p 상승한 15.3%p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6일 발표한 1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를 보면 대선 다자구도에서 문재인 이사장은 1주일 전 대비 5.9%p나 급등한 14.6%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최고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27.3%를 차지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는 11.2%p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원장과의 격차도 11.2%p를 보였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대선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이사장은 38.4%를 기록, 46.7%를 차지한 박근혜 위원장과 8.3%p의 격차를 보이면서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릿수까지 낮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16.0%p에서 7.7%p나 좁혀진 수치이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충청민심이 야권 후보 쪽으로 계속해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 전 문 이사장은 충청지역에서 18.7%를 차지해 64.5%를 얻은 박 위원장과 압도적 격차를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39.6%로 박 위원장(46.2%)과 불과 6.6%p 차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동서구도가 확실한 대한민국 선거판에서 충청지역은 중원 중의 중원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충청 민심을 사로잡지 못하면 결코 대권을 잡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리고 이는 역대 선거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런 연유로 지난 29일 문재인 이사장과 한명숙 대표 그리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지역 균형발전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노무현재단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선언 8주년과 7월로 예정된 세종특별시 공식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지역의 많은 인사와 시민들이 참여해 민주통합당과 친노세력에 대한 충청의 관심을 확인케 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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