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인 女경리직원 “1만원권 박스 2개 담아 승용차에 실어줬다”

검찰이 구속 기소된 김학인(48)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이상득(77) 한나라당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 선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의혹의 당사자인 김학인 이사장이 지난 2007년 11월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예진 전 경리담당 여직원 최모(37)씨 가 “김 이사장의 지시로 한예진 차명계좌에서 2억원을 인출해 다른 직원과 함께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며 “1만 원권으로 2억 원을 박스 2개에 담아 주차장에 대기 중인 이 의원측 승용차에 실어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 또 “박스 2개를 김 이사장과 그의 동생이 각각 1개씩 옮겼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 중인 다른 직원이 박스 2개를 차량에 실었다”며 거액의 돈을 전달하는 당시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최 씨와 김 이사장의 대질 조사를 벌였으나 김 이사장이 굳게 입을 닫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경리직원 최 씨 역시 로비자금 전달을 빌미로 김 이사장을 협박, 10억원대 식당 건물을 받아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는 상태다.

이밖에도 최 씨는 김 이사장의 수백억 원대 횡령과 탈세 사실을 상세히 파악하고 관련 자료까지 보관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이상득 의원실 여비서의 은행계좌에서 발견된 7억여원의 뭉칫돈에 대해 이 의원은 서면조사에서 “내  개인돈”이라고 둘러댔으나 검찰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조만간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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