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김진애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일요서울 Ⅰ 김종현 기자] 낙동강 함안보 아래 강바닥에 깊이 26m의 초대형 웅덩이가 파이면서 4대강 사업의 안전성 문제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4대강 사업 낙동강 18공구 창녕 함안보 현장을 방문 조사한 결과, 계획보다 수심이 깊어져 최고 26.6m 하천 지반이 내려 않는 세굴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굴'은 흐르는 물에 의해 강바닥의 바위나 흙이 파헤쳐지는 현상을 말한다.

김 의원은 함암보 상류에 이어 하류에도 세굴이 발생했다는 것은 보를 지탱하는 강 바닥의 지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미봉책으로 대응한다면 결과적으로 보의 붕괴로까지 이어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함안보 현장 조사 과정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세굴 발생을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두 차례나 발견하고도 은폐하고 땜질식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더 이상 미봉책으로 대응하지 말고 세굴에 대한 정밀 조사 및 4대강 16개 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는 일반적으로 높이가 1m 내외로 하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구조물을 일컫는다.  하지만 전국 하천에 있는 18000개의 보 가운데 4대강에 설치된 보의 평균 높이는 낙동강 10.9m, 영산강 9m, 한강 7.3m 금강 6m로 조사됐다. 이는 15m 이상의 대() 댐에는 못 미치지만 충분히 댐이라 할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보를 댐 설계 기준이 아닌 보 설계 기준에 따라 시공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 댐은 암반위에 건설하며 댐과 맡 닿는 상류와 하루 지점의 물받이 공을 콘크리트로 타설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4대강 보는 암반 위에 건설되지 않았을 뿐 더러 물받이 공을 발파석과 개비온 메트릭스로 대신 깔아 폭우나 홍수 때 유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13일 4대강 조사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4대강 보는 크기 등 규모가 보통 보의 몇 백 배 규모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통 보의 설계 방법에 따라 설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대형 댐에 해당하는 것을 보통 보의 기준으로 설계를 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대전대 허재영 교수는 다수의 보가 특정인에 의해 수리모형이 실시돼 실험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다실험결과 문제가 발생했어도 이것이 보의 설계 변경에 반영된 적이 없다. 수리학적인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보가 시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4대강 조사위원회는 종교계,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환경운동 전문가로 구성돼 이날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앞으로‘4대강 살리기 사업관해 법률적 대응과 책임소재 규명, 피해사례 조사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일 법원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국가재정법령이 정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이를  위반했다는 2심 판결에 대해 13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행정계획인 예산 편성을 위한 행정부 내부 절차에 불과해 하자가 있더라도 이것이 곧 낙동강 하천공사시행계획의 하자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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