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세운 슈퍼스타K, 네티즌이 무너트린 셈?

 

크리스 고라이트리 <뉴시스>

[일요서울 | 이창환]  Mnet ‘슈퍼스타K3’에 참가해 TOP11 생방송에 진출했던 ‘투개월’ 도대윤(19)과 크리스 고라이트리(30)가 도덕적 비난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도대윤은 트위터에서 팬과 설전을 벌인 것이, 크리스는 만남을 가진 여성들의 섹스 스캔들 폭로가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이번 사태에 대한 대중들의 판단은 엇갈리는 중이다. 스타덤에 오른 일반인 참가자가,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했다는 비난이 있는가 하면, 일부 ‘개티즌’(불량 네티즌)의 시비, 그 사생활을 곧바로 이슈화시킨 언론의 보도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다. 구설수에 오르기 전만해도  도대윤과 크리스는 TOP11 내에서 손꼽히는 인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도대윤은 슈퍼스타K 시즌 3편의 최고 순수남으로 등극해 있었고 크리스는 제2의 존 박으로 불리며 ‘코리안 드림’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순간의 경솔한 행동은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확대됐다. 타인의 도덕성에 유독 민감한 네티즌은 이번에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시켰고, 크리스는 도망치듯 미국으로 출국했다.  

 

'투개월'의 김예림(왼), 도대윤(오) <뉴시스>

혼성듀오 ‘투개월’에서 보컬, 기타를 맡고 있는 도대윤이 팬에게 발끈한 표면적인 이유는 트위터리안이 보낸 반말 때문이었다. 지난 11일 도대윤은 트위터에 ‘예림이랑 한 컷’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게재했는데, 한 트위터리안이 “표정이 그게 뭐니. 연예인처럼 찍어봐”라고 남긴 것. 이에 격분한 도대윤은 “반말 까지 말고요. 표정 어떻게 짓든 그 쪽이 뭔 상관이에요?”라는 말로 대응했다. 당시 도대윤은 일부 트위터리안, 네티즌의 ‘비매너’로 스트레스가 가중된 상태였다고 한다.   
도대윤의 반응에 당황한 트위터리안은 “악의로 단 건 아닌데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하네요. 장난스럽게 단 건데 다음에 적절한 이모티콘 사용하겠습니다. 팬이에요. 오해말길”이라고 답했다.
도대윤의 행동이 진짜 문제로 번진 시점은 상대방의 사과 이후부터였다. 도대윤은 “그 쪽은 모르는 사람한테 반말 까고 장난하세요. 팬이든 아니든 그러지 마세요”라는 말을 이어가면서 답문 후에도 불쾌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감 가져라” 응원 받던 도대윤, 자신감 지나쳐 문제? 

트위터 설전은 금세 기사화돼 퍼져나갔고 네티즌은 도대윤을 격하게 비난했다. ‘사과까지 했는데, 자신이 대단한 스타인줄 아나보다’, ‘그 정도도 참지 못하는데 어떻게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이냐’ 등이 주요 댓글이었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인터넷에서는 ‘홍대클럽 여성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보기보다 난잡하게 놀더라’ 등의 소문이 떠돌아, 도대윤을 궁지로 몰았다.
슈퍼스타K3 출신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CJ E&M’이 도대윤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지만, 한번 틀어진 시선을 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대윤이 올린 트위터 사진


작은 시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도대윤은 “하나님, 너무 힘들어요. 그냥 주님의 품으로 가고 싶어요”, “투개월 활동 하고 싶은데, (김)예림아 진심으로 미안하다. 난 잘하려고 해도 안 된다”는 내용의 심경을 미니홈피에 남겨 고통을 호소했다.
‘도대윤 설전’이 이렇게 커진 원인으로 그의 캐릭터를 드는 이들이 있다.  숫기 없는 듯한 행동과 착한 인상이 가져온 기대심리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는 얘기다. 

잘 노는 ‘천사’만 인정하는 네티즌

크리스로부터 빚어진 섹스 스캔들은 훨씬 큰 파장을 몰고왔다. 팬심을 이용해 수십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소문 자체가 국내 정서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10여 명의 ‘피해 여성’들이 작성한 게시글에 따르면 크리스는 자신의 팬클럽에 가입한 여성들에게 접근해 데이트 내지는 잠자리를 가졌고, 결국 ‘창녀’와 다를 바 없이 대했다고 한다. ‘원나잇 스탠드’로 쿨하게 끝났어도 상처를 받지 않았을 텐데, 달콤한 말로 꼬드기고 지속적으로 약속을 잡은 것이 더 괘씸하다는 게 여성들의 주장이다.


크리스의 섹스 스캔들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돼, ‘크리스와 성관계를 맺었던 여성 중 몇몇은 임신을 했다, 성병까지 걸렸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물론 크리스와 만난 여성들도 대다수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강요도 아니었으면서, 쉽게 몸과 마음을 줬다. 한국여자 망신이다”라는 말로 여성들의 폭로를 비꼬았다.

‘문어발’의 최후인가, 재능과 구분해야할 프라이버시인가


슈퍼스타K3 종영 후 크리스는 국내 유명 작곡가와 데뷔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도 두드러진 그의 실력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의 성공은 예견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슈퍼스타K3 생방송 때에도 시청자들은 크리스가 심사위원에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동정을 보내왔다. 성시경으로부터 ‘R&B 레전드’ 김조한보다 낫다는 칭찬을 받은 그인데, 서툰 한국말 정도는 이해해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더 이상 대중의 시선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크리스는 페이스 북에 자신의 분노를 기록한 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16일 크리스는 페이스 북에 “내 인생을 망친 여자들, 너희가 기뻐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여자들에게 친절했다. 하지만 너희는 나의 이름과 내 영혼을 빼앗아 갔다. 난 언제나 한국의 문화와 한국 땅을 존중했다. 그러나 너희는 나를 의심했고, 그런 태도 때문에 상처받았다. 여기에 온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 거짓말 때문에 지쳤다. 너희는 내 꿈을 죽였다. 고맙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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