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중진, 원로들의 물갈이 원칙이 서있는 상황에서 6070세대 ‘노땅’들의 권토중래, 부활을 꿈꾼 총선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화갑,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는 강삼재, 이방호, 민주통합당 공천을 바라는 정세균, 김덕규 등 이들 ‘정치 형님’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낙천될 경우에도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다선 구 정치인들의 여야 공천신청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노동부장관을 지낸 이상수 전 의원도 서울 중량갑에서 새누리당 후보와의 맞대결을 벼른다. 또 열린우리당 의장과 상임고문을 지낸 이부영 전 의원이 강동갑에 나서고, 5선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김덕규 전 의원은 중량을에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지난해 분당을 재선거에서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에 패한 강재섭 구 한나라당 전 대표는 분당을에 다시 출마채비를 하고 있다가 공천신청 마감일인 15일 전격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18대 공천 학살의 피해를 본 이규택 미래연합 대표는 이천· 여주 탈환을 노린다. 국세청 출신으로 구 한나라당 정책통이었던 김정부 전 의원은 마산갑에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요동치는 총선, 대선 정국에서 여야 모두 ‘노장’들의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는 현실이다. 이상득, 최시중, 박희태 등 MB정권 원로그룹 멘토들은 줄줄이 ‘측근비리’ ‘돈봉투 사건’의 핵심으로 떠올라 각종 추문과 함께 처참하게 몰락하는 중이다. 반면 야권은 과거 권력형 비리 사건에 연루돼 정치권에서 밀려난 친DJ, 친노 노장세력들이 부활을 꿈꾼다.

여권 원로그룹 노욕의 귀결과 귀환을 노리는 야권 원로그룹 움직임이 절묘하게 ‘오버랩’ 되는 상황이다. 여야 중진그룹은 중진의원 물갈이론에 대해 “바꿔도 좋게 바꿔야지 바뀐 사람이 시원치 않거나 오히려 기존의 사람보다 못 미치는 사람으로 바꾸면 곤란하다”며 다선이나 나이를 잣대로 공천을 하는 데는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4선의 박종근 대구 달서갑 의원은 당 공천을 신청하면서 경선 실시 등 최소한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컷오프’ 등을 통해 인위적 물갈이를 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불사한다는 움직임이다. 상대적 위기감에 빠진 중진의원들의 생존 몸부림은 새벽부터 밤까지 지역을 바닥부터 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다선이 죄냐? 다선은 국민이 달아준 훈장이며 그 훈장을 뗄 자격은 오로지 국민이자 유권자 뿐”이라고 반발한다. 비례대표 진출설이 나도는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지역구 사정이 녹녹치 않은데다 ‘중진용퇴’ 압박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예비후보 등록과 당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채 거취를 당에 일임 하겠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과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친박 중진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될 때 최소한의 중진이라도 남아있지 않으면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근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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