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테마주 움직이는 작전세력 실체 꼬리 잡았다

은밀히 움직이는 대권 테마주에 전직 대통령 비자금 회전 소문
증권가 흐르는 자금출 추적 정치권 비자금도 상당수 파악 충격

주식시장이 이른바 ‘대선테마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대선테마주가 주식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테마주란 증권시장에서 특정 시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와 관련된 종목을 말한다.

지난 1월 말경에는 금융당국이 테마주 35개 종목에 대한 집중조사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불공정거래나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특별조사반에서 정치테마주를 포함해 1차로 35개 종목을 걸러냈다. 이 중에서 혐의점이 있는 종목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부터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설치하고 테마주에 편승한 시세조종 등에 대해 직접 매매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금감원이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테마주는 다름 아닌 대선테마주다. 금감원은 이번 작업을 통해서 정치테마주를 의도적으로 조성해 부당이득을 챙긴 세력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개인주식투자자가 정치 테마주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호경)는 지난 2월 23일 정모씨를 주가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정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입수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증권 정보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정씨는 자신이 1만1000주나 보유하고 있던 코스피 상장업체 D사의 주가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민 끝에 ‘대선테마주’를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정씨는 유력대선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한 남성이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낸 뒤 문 고문 옆의 남자를 D사 대표인양 꾸미기 위해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이후 같은 달 27일 인터넷 증권거래사이트에 게시해 마치 D사 대표가 문 고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꾸몄다.

이어 “이 회사 대표가 문 고문과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주가 폭등이 예상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통상 1100원 전후 가격으로 거래되던 D사 주가는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장중 4200원까지 급상승했다.

주식 시장 움직이는 검은 손

그러나 나중에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런 식으로 춤추는 대선테마주 때문에 피해를 본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총선이 가까워오면서 증권시장에서는 시세에 영향을 주는 정치권 이슈에 의해 특정 종목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대권 후보와 관련된 이슈들에 의해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군을 대선테마주라고 부른다.

문제는 총선과 대선으로 정치권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을 이용해 주가를 올리고 내리는 세력들이 존재하다는 것이다. 이 세력들이 어떤 이들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움직이는 자금은 출처가 어디인지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고 온갖 추측과 소문만 무성히 나돌고 있을 뿐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폭등할 것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식이 있다. 대부분의 대선테마주들은 이런 소문들을 꼬리처럼 달고 다니지만 사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한 주식이 있다. 바로 A사 주식이다. 이 주식은 유력 대권주자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식으로 알려졌다.

[일요서울]이 추적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와 관련된 소문은 70% 정도가 사실인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자금 흐름을 따라가 보면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 회사는 수개월 전 수백억 원대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해외기업의 투자자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외 소재 투자사에 대해 알아보면 내용이 약간 다르다. 이 외국회사는 사실 한국계 인사가 운영하고 있는 K사다.

전직 대통령 비자금 유입설

이 외국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한국국적을 가진 B씨다. B씨는 지난 참여정부 핵심 인사와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참여정부 시절과 현 정권 초기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정황이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 인사가 움직이는 자금이 지난 정권 핵심 인사가 조성한 비자금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사와 연결된 또 다른 상장사 역시 대선 테마주로 꼽히 최근 주식시장에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K사와 관련된 소문을 들어보면 귀를 솔깃하게 한다. 당초 이 회사는 대선테마주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대선테마주로 급부상했다. 그 이유를 따라가 보면 K사의 운영자금을 대고 있는 이의 정체가 어렴풋이 드러난다. 그는 바로 전직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H씨다. 

K사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H씨의 자금 액수는 6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두고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H씨는 전직 대통령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그가 투자한 돈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H씨는 최근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특정 대권주자를 이용해 자금을 키울 목적으로 A사를 정치테마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증권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A사에 대한 투자를 경고하고 있다.

이 인사는 “지속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온 A사는 테마를 장기간 끌고 가면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A사에 투자한 H씨는 주식가격을 적어도 4배까지 불린 뒤 짧으면 한 달 길면 두 달 후 보유 주식을 매각할 계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테마주를 이용한 단타매매가 성행하면서 주식시장 질서에 교란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정치테마주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추해야 한다고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최영의 객원기자> choi@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