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북한 건국 63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북한 군인들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모습.<평양(북한)=신화/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북한이 미국과는 평화를 협상하면서 한국을 상대로 “무자비한 성전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4일 김일성 광장에서 평양 주민 15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규모 군민대회를 생중계했다.

이날 대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이후 최다 인원이 집결한 최대 규모 행사였다. 군민대회에서 리영호 군 총참모장은 ‘무차별적인 성전’을 선언한 북한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낭독했다.

이 군중대회에서 서울 불바다 발언에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궐기 구호로 내걸은 현수막도 등장했다.

문경덕 당비서 겸 평양시 당책임비서는 “전체 당원과 근로자들은 인민군 장병과 한 전호에 서서 이명박 역적패당을 송두리째 쓸어버려 민족 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성취하고야 말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 외무성도 나서 “우리의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까지 중상모독한 이명박 역적패당의 치 떨리는 범죄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역설했다.

북한 당국이 앞 다퉈 경쟁하듯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최근 북미관계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위한 측면으로 풀이된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역적패당은 또다시 천추에 용납 못할 대역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 군부는 무차별적인 전쟁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최근 인천시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의 내무반에서 벽과 문에 '백두산 절세 위인들'의 초상화를 걸어놓고 그 아래 위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글까지 버젓이 써붙이는 천하무도한 망탕짓을 벌려놓고 있다”고 격분했다.

이는 국내 일부 언론이 지난달 27일 인천의 한 군부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초상 사진 위·아래에 전투구호를 써놓고 내무반 문 좌우에 걸어놓았다고 보도된 것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 성명은 “최고 존엄에 대한 중상모독 행위는 날이 갈수록 더욱 더 엄중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괴뢰 군부대들에서 잇달아 발생한 '인공기 표적' 사건, 최고 존엄을 헐뜯는 '구호 또는 현수막' 사건, '최고 존엄 표적사건' 행위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역적패당을 이 땅에서 매장해버리기 위한 '성전'을 무차별적으로 벌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엄숙히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거듭 “우리 군대와 인민은 최고존엄을 모독중상하거나 훼손하려고 달려든다면 가차 없이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밖에도 이날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까지 서기국 보도로 “최근 괴뢰패당이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걸고들며 반공화국 모략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미 키 리졸브 훈련을 두고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kd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