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제2의 중동 붐 확산시킬 계기"

▲ 한국컨소시엄의 UAE 유전개발 참여광구<서울=뉴시스>

[일요서울Ⅰ천원기 기자] 정부가 그간 에너지 자원 외교의 일환으로 공을 들여왔던 유전 확보 대상국인 아랍에미리트(UAE)과 원시 부존량 5억7000만 배럴 규모의 3개 미개발 유전개발에 참여하는 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석유 '프리미어 리그'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로 적지 않은 유전 개발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가 각각 지분을 나누고 투자하는 한국 컨소시엄은 UAE 아부다비에서 아부다비 석유공(ADNOC)와 '아부다비 3개 미개발 유전개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ADNOC가 보유한 2개의 육상광구(광구 1구역, 광구 2)와 1개의 해상광구(광구 3)의 개발권(조광권)에 공동운영하는 형태로 각기 지분에 따라 참여한다.

계약기간은 30년으로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율은 40%(석유공사 34%, GS에너지 6%)이다. 유전 개발·생산을 위한 총 투자비는 50억 달러 중 20억 달러를 부담할 예정이다. 

3개 미개발 광구는 약 5억7000만 배럴 규모의 부존량이 이미 확인돼 유전 가치 유무를 판단하는 탐사리스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이미 이들 광구에 대해 1차 기술평가를 마쳐 개발경제성에 대한 평가를 끝낸 상태다. 그러나 회수 가능한 매장량(가채매장량)은 아직 미지수로 대략 1억5000만 배럴에서 3억400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계약한 2개의 육상광구의 넓이는 광구 1이 4340㎢, 광구 2가 4860㎢로 총 9200㎢로 UAE 전체 국토 면적의 8만3600㎢, 약 10%에 달한다. 그래서 인근에 매장량 30억 배럴 이상의 대형 생산유전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변의 추가 탐사활동을 통해 유망한 광구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석유공사는 개발 접근성이 가장 용이한 광구1부터 순차적으로 유전개발에 착수해갈 예정이며 앞으로 생산기간은 2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빠르면 201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경우 3개 유전에서 일일 최대 4만3000배럴 생산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율을 반양할 경우 하루 확보 물량은 최대 1만7000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4만8000배럴), 캐나다 하베스트(3만8000배럴) 인수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로 2011년 말 기준 일일 자주개발물량 46만5000배럴의 3.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석유공사 측은 전체 유전 자주개발률 대비 0.5%포인트 끌어올릴 이번 계약이 생산 물량이 달리는 비상 상황 시 100% 국내 도입이 가능하도록 계약 조항으로 명시해 실질적으로 일일 자주개발물량이 9.2% 늘어나고, 자주개발률도 1.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일부 국가들에게 허용돼 왔던 아부다비 유전사업에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점과 석유 매장량 1000억 배럴의 세계 6위 산유국인 UAE에 자원 확보의 발판을 구축했다는 것이 성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UAE가 지난 1973년 일본의 유전 개발을 참여를 허용한 뒤 3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유전 개발의 문을 연 것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등 양국 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추진해온 데 따른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더욱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보장받게 됐고, 에너지안보에 큰 발을 내딛게 됐다"며 "중동지역에 우리 유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유전개발은 산유국 대부분이 직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참여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중동지역 유전개발에 진출한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진행됐던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지역에서 제2의 중동 붐을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해외 자원개발의 역사가 35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 새로운 유전개발의 시대가 열였다"며 "특히 2009년 원전수주 이후 성립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성숙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전 개발과 원유 생산을 중심으로 양국간 기술 교류 협력도 다양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원자력발전, IT기술와 무역 경제협력이 다방면에 걸쳐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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