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남자’ 문성근 vs ‘문익환 인연’ 하태경 맞대결 여부 ‘주목’

▲ 좌부터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 그리고 전략공천 후보로 지목된 새누리당 하태경 예비후보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PK(부산경남)에 불고 있는 친노(노무현)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그리고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등 야권의 거물급 인사들이 ‘낙동강 벨트’를 공략하겠다고 나서면서 부산은 4.11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

특히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 북·강서을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허태열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한 곳으로 그 의미 또한 남다르다.

‘노무현의 동생’을 자임한 문성근 후보가 부산 북·강서을을 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현재 ‘노사모’ 회원들도 상징성이 큰 이곳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으며,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반드시 설욕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이곳에 일찌감치 문성근 최고위원을 단수후보로 확정짓고 공성(攻城)을 위한 선제공격에 돌입했다. 부산에 불고 있는 친노의 돌풍이 거센 탓에 지역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당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친노 바람’에 맞서는 새누리당은 친박(박근혜)계 중진이자 4선에 도전하는 허태열 의원을 공천할 지 아니면 새로운 후보를 통해 ‘낙동강 벨트’를 막아낼 지 결정하지 못한 채 지난 달 27일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했다. ‘박근혜 비대위’의 고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현재 이 지역 예비후보로 김도읍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앞서 언급한 허태열 의원과 함께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전략공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하태경 대표는 고 문익환 목사가 주도한 재야단체 ‘통일맞이’에서 2년간 정책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문 목사와 함께 통일운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문성근-하태경 두 사람의 맞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하 대표는 당초 서울 관악을 출마를 염두에 두었으나 당이 부산출마를 희망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 대표는 지난달 21일 부산지역 공천 신청자들과 함께 새누리당 공천위원회 비공개 면접을 치르기도 했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성근 최고위원과 허태열 의원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가 지난달 21~23일 지역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최고위원은 37.7%를 얻어 41.0%의 지지를 얻은 허태열 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문 최고위원과 하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는 문 최고위원이 43.0%의 지지율을 얻어 하 대표(28.5%)를 크게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4일 ‘시사저널’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 최고위원은 45.8%를 얻어 허 의원(39.6%)을 6.2%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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