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악취, 인명 사고에 주민들 뿔났다

▲ 뉴시스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인천광역시 서구는 인천시의 관문으로 통한다. 아라뱃길이 완공되면서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청라국제도시가 개발 중에 있어 새로운 면모를 갖춰가고 있으며 ‘2014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 건설되고 있어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오가는 트럭으로 인해 비산먼지가 수시로 발생해 주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게다가 최근 인천지하철 2호선 붕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8일 오후 인천시 마전동 검단사거리의 지하철 공사 현장이 붕괴되면서 지름 10m, 깊이 27m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이 붕괴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정모(50)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사건을 맡은 인천서부경찰서는 23일 수사 중간발표를 통해 사고지점 주변의 교통을 통제하고, 시공사, 상수도 사업본부, 소방서 등과 공조해 추가 붕괴를 대비해 붕괴된 지점을 흙으로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시공사 현장소장인 신모(46)씨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28일 현장검증을 진행했으며 면밀한 조사를 통해 부실시공에 대한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시행사인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의 소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서구경찰서 관계자는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조사 결과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분간 기초조사를 충분히 진행해 혐의점이 발견되면 시행사의 대표이사를 포함 임직원들들 소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지하철 붕괴 사고에 대해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 3월 중으로 부실시공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사무소를 인천시 송도로 옮기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포스코건설로서는 이번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가 큰 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할 구청인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우선 지역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사고와 관련해 서구에서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 육안으로 보이는 곳에 대해서만 안전진단을 할 수 있어 지하 공사현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매립지 악취, 청라국제도시 ‘텅텅’

서구가 직면한 문제는 이번 사고 외에도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있다.(본지 913호 보도)다.
서울시·인천시와 경기도 일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는 특히 여름에 심해 주변 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못한 채 더욱 더운 여름을 보낸다.

이뿐만 아니라 매립지에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통행하는 트럭들로 인해 발생하는 먼지는 빨래를 널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주민들은 먼지로 인해 마른기침을 하기 일쑤여서 이에 대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서구는 이에 따라 악취 농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협조해 악취 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 빨리 서울시와 경기도의 수도권매립지 사용연한이 끝나 쓰레기로 발생되는 피해가 줄어들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한 악취는 인근에 건설이 한창인 청라국제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바닷가로 밀려드는 수해 폐기물이 썩으며 악취가 발생했고 그 악취는 고스란히 청라국제도시까지 밀려왔다. 청라국제도시는 국제금융단지, 첨단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이 악취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주민 유입과 함께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서울 지하철 7호선이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서지 않아 현재 입주해 있는 주민들도 교통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입주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이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어 이미지 쇄신을 위한 서구의 노력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런 청라국제도시 문제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에게도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을 만큼 지역 내 큰 현안이 됐다.

새로운 청사진을 제공할 것으로 믿었던 청라국제도시는 오히려 서구에 있어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가고 있다.

서구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도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공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주경기장 부지는 현재 기초적인 작업만 돼 있을 뿐 예산이 부족해 공사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인근 계양구도 한숨만

서구와 붙어있는 계양구도 최근 연이어 터진 사고로 인해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먼저 지난해 10월 초 아라뱃길을 가로지르는 교량 백석교 공사 현장에서 H빔이 떨어져 인부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회사 측은 사망자의 부주의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해명했지만 사고 발생 후 4개월이 지나서 크레인 기사 김모씨가 사고 원인이 조작됐다고 주장해 이 사고는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행사인 GS건설 측이 노동청 진술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아닌 사망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진술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라 인천서부경찰서는 이 사고를 재조사하고 있다.

만약 김씨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GS건설은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경위를 조작한 것이 돼 과징금 부과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비난도 피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 외에도 지난해 12월 9일 인천공항철도 계양역과 검암역 사이를 운행하던 열차가 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덮쳐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구와 계양구는 자신들의 과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이름이 오르내리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해 있으며 인천시 내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이 두 구는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현장에 대한 좀 더 철저한 점검을 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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