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순환 골재’ VS ‘쇄석 골재’ 법정 공방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내 투자유치용으로 조성되고 있는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뜨겁다. 골프계의 전설인 잭니클라우스가 직접 설계한 27홀의 골프코스가 세계 3번째로 국내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대중골퍼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핵심지역인 청라지구의 골프장 조성사업은 테마파크, 레저시설, 국제금융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위한 첫 단추로 올해 3월 정식 개장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완공도하기전 시행사인 블루아일랜드개발사와 시공사인 롯데 건설간 ‘공사비 과대계상 의혹’과 골프장에 사용된 골재가 ‘건축용 폐기물이다’ ‘아니다’는 논란으로 원래 사업 취지와 세계적인 골프장 명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골프장 조성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지분 강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그 1탄으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롯데 건설과 인천 경향신문간 전모를 알아봤다.

사건의 발단은 인천 청라지구내 베어스베스트골프장이 서구 경서동 560-2 일원 150만6천476㎡ 부지에 27홀 퍼블릭 골프장이 조성되면서부터다.

지난 2009년 4월 착공해 올해 3월 완공 예정인 이 골프장 조성사업에는 국내외 12개 회사가 출자한 주식회사 블루아일랜드개발사가 시행사이고 시공사는 롯데건설과 KCC 건설, 삼성애버랜드가 담당하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아일랜드개발 건설출자자로 5.5%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2008년부터 2009년 1월까지 골프장 조성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언론사인 인천 경향신문이 2009년 9월 30일 ‘골프장 조성하며 값싼 골재를 비싼 골재인 것처럼 꾸며 부당이득을 취했고 롯데 건설이 공사비를 뻥튀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료검사 0.98% 0.02% 못자라 폐기물 면피
통상 1홀당 20~30억 소요되는 것에 반해 60억 상당의 공사비를 들이면서 1500억원대 공사비를 지출했다. 이와 관련 지역언론사는 값싼 순환골재를 사용해 더 비싼 쇄석골재를 사용한 것처럼 가장해 아일랜드개발에 공사비를 과대하게 청구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롯데건설 뻥튀기 공사 수사 착수’(2009년 10월5일자)라는 제하의 기사에선 롯데 건설이 쇄석골재를 매입한 6개 업체 가운데 2개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의 자료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재차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9년 10월 13일자에는 폐기물 불법 매립 관련 덤프트럭 기사들의 증언과 함께 ‘롯데 건설이 인천경찰청과 인천지검에서 내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했고 이어 14일자에는 ‘공사현장에 매립해선 안될 환경오염물질을 정상적인 흙과 섞어서 위장했고 롯데와 순환골재업체들이 이를 숨기기 위해 절대 호로(차량 덮개)를 벗기지 말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을 연이어 폭로했다.
 
이로 인해 형사소송을 당한 피고는 롯데건설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1년 2월 16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은 항소를 했고 2심 재판부는 2011년 9월 6일 ‘기사가 허위인 것은 인정되나 공공의 이익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재차 검사가 위 판결에 대해 불복해 상고했지만 2월28일 대법원에선 2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인천지방경찰청이 2009년 9월초부터 롯데 건설이 골프장에 건설폐기물을 불법 매립해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마치 쇄석골재나 천연토사를 사용한 것처럼 공사비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천지검 역시 내사 보고를 받고 공사 현장사무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거부당한 점, 원고측의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과정에 2009년 10월달에 인천경찰청과 인천지검은 골프장 공사장에서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 지역과 골재업체로부터 각각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채취한 시료가 복토로 사용가능하다는 것으로 밝혀져 경찰 내사가 2009년 12월초에 종료됐다.

재판부 롯데-블루아일랜드개발사 ‘커넥션’ 의심
그러나 골프장 조성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인사는 <일요서울>과 만나 “당시 골프장에 매립된 토사는 중금속 용출기준에 적합하였다고 하지만 유기이물질 함유량이 0.98%로 1%이하로 나와 산업 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롯데측에서 1%이하로 만들기 위해 로비를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 피고측이 보도한 운송업체 및 운전기사들이 순환골재를 생산하고 남은 토분을 이 사건 골프장에 운반하였다고 진술한 점 ▲ 운행일지에 나타난 이 사건 골프장에 토분을 운반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 ▲ 공사 현장내 나무껍질이나 유리조각 등 이물질이 발견되기도 하고 했다는 점을 들어 무죄판결을 내린 근거로 삼았다.

무엇보다 인천경찰청이 내사를 통해 확인 한 △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로부터 토분을 반입받아 골프장 공사현장에 복토용으로 사용한 점 △ 시방서에 반해 승인 없이 토분을 반입해 성토용으로 사용한 점 △ 이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에 관해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는 기성금 정산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여지를 남겨 둔 점이 결정적으로 이번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 말미에는 블루아일랜드개발가 12개의 출자사가 출자를 해 골프장 조성하기 위한 법인으로 그 모든 업무를 대행하는 법인은 블루아일랜드 자산관리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자산관리의 대표 이사와 개발이사는 모두 시공사인 롯데 건설이 지명한 인사로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시행사인 블루아일랜드개발 운영에 상당한 부분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어 롯데 건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블루아일랜드개발 자체가 받아들이기는 상당히 어려운 구조였음이 감안됐다.

블루아일랜드개발사와 롯데 건설과의 모종의 ‘암묵적 거래’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내사중단 롯데 로비 의혹에 검찰 ‘전관예우’?

이에 대해 당시 피고측 한 인사는 3월2일 본지와 통화에서 “시행사인 롯데 건설의 경우 시공사인 블루아일랜드에서도 지분을 갖고 있고 실제적으로 블루아일랜드를 좌지우지하는 자산관리사에도 롯데 건설 임직원을 파견해 놓은 상황이었다”며 “시행사 시공사 자산관리사 모두 롯데건설과 관련된 업체다”고 의구심을 버리질 않았다.

또한 시료가 0.98%로 산업 폐기물에 해당되는 1%에 0.2% 모자란 것과 관련해 “폐기물을 갖고 오는 현장에 따라 오염도 편차는 심하다”며 “4계절 돌아가며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라서 결국 경찰 내사가 중단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경찰과 검찰 내사 중단 관련해서도 “당시 롯데 건설측 변호사가 신상규 전 창원.인천 지검장이 맡고 있었는데 고검장 옷을 벗고 맡은 첫 사건으로 법조계에선 ‘전관예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며 “당시 인천지검 특수부가 내사를 맡고 있었는데 경찰에선 시료가 적합하다는 판단이후 사건을 종결할 당시 블루아일랜드개발에 대한 인천일보의 지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롯데건설 관련 배임죄를 계속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수사 지휘를 하는 검찰에서 하지마라고 해 진행이 안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롯데 건설의 로비 의혹과 함께 검찰내 존재하는 고질적인 전관예우가 사건 종결 및 기소된 배경이라는 얘기다. 현재 롯대건설과 지역 언론사는 민사소송 중이다.

한편 골프장 소송건 관련 의혹을 묻기위해 롯데건설에 접촉했지만 취재를 기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어렵게 통화된 롯데 건설측 고위 관계자는 “나는 잘 모른다”며 “지금 휴가중”이라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이에 [일요서울]에선 서너차례 휴대폰 문자를 보내 확인 취재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또한 롯데 건설 책임 부서에 연락을 취했지만 하루 종일 ‘통화중’으로 연락이 닿질 않았다. 

 mariocap@ilyoseoul.co.kr

 
세계 3번째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이라고 홍보하더니
뚜껑 열어보니 소송에 환경문제까지 ‘망신살 뻗치나’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세계 골프의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설계해 관심을 모은 인천경제자유구역내 '베어스 베스트'이 들어선다고 집중조명을 받은 게 청라CC다.

잭 윌리엄 니클라우스는 미국의 프로 골프 선수로 남자 프로 골프 세계 4대 대회를 모두 석권해 골프의 제왕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베어스베스트 골프장은 애틀란타,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골프장이며 여의도에서 20분거리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골퍼들의 높은 관심을 샀다.
 

하지만 개장도 하기전 시공사가 적합한 흙을 사용했는지 소송에 얽매이고 골프장 주변 숲 조성관련 축소해 식재했다는 언론보도까지 이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망신을 사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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