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알몸 노출 사건 논란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그동안 아프리카TV에 발생한 논란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아프리카TV에서는 BJ(방송자키) 알몸 노출사건과 BJ 성기노출 사건, 폭언 및 성적 발언 등 사회적 물의가 꼬리를 이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TV의 인기 BJ가 자신의 팬클럽 회원인 10대 소녀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터넷 개인 방송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인터넷 개인방송들이 노출 등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처벌 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인터넷방송, 음란방송 논란에 이어 성범죄 표적 되고 있다는 우려 제기
방통심의위, 아프리카TV 같은 휘발성 정보 심의하지 않아…“규제수단 없다”

‘1인 미디어’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TV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일반인 BJ가 여러 장르의 방송을 하는 ‘1인 미디어’인 아프리카TV는 촛불집회 당시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새로운 시위문화를 창출하는 등 파괴력을 보였다. 이처럼 한국의 대표적 개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난 아프리카TV가 불법 음란성 방송 논란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고질적 문제 ‘선정성’

아프리카TV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선전성’이다. 2008년에는 한 여성 BJ의 알몸이 그대로 방송돼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선정성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3월에는 리니지 관련 방송으로 인기를 모으던 남성 BJ가 불특정 다수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랜덤채팅을 중계하다 상대방이 성기를 노출한 사고가 발생했다. 방송 중 여장을 한 채 춤을 추고 있는 BJ를 보고 랜덤채팅을 하던 상대방이 갑자기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노출하는 사고를 일으킨 것.

문제의 영상을 확인한 BJ는 방송을 중지했지만 이미 수천 명의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목격한 뒤였다. 당시 아프리카TV는 해당 BJ에 대해 방송 영구 정지라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했지만, 곧 해당 방송 BJ를 사면시켜주고 다시 방송에 복귀시켜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에는 아프리카TV 인기 BJ 양모(19)군이 자신의 팬클럽 회원인 여중생 A(16)양 등 3명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양군은 자신의 팬들에게 사적으로 “보고 싶다”, “피곤하니 안마를 해달라” 등의 문자를 보냈으며, 연락을 받은 소녀들은 양군을 만났다.

양군은 A양 등 3명 외에도 자신의 팬클럽 소녀 10여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양군에게 성추행 당한 여성팬이 방송 도중 “양군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아프리카TV를 비롯한 일부 인터넷방송이 음란방송 논란에 이어 성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정성 문제는 지난해 5월에도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선정성 시비를 겪고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국에 대한 심의의 칼을 빼들며 “최근 아프리카TV 등 BJ들이 운영하는 개인 방송국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통심의위는 “해외포르노 영상, 몰래카메라 영상 등의 음란물, 유사 성행위 등 선정성 행위, 저속한 언어를 사용해 일반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정보 등에 대한 민원이 많다”며 실시간 인터넷 방송의 유해정보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이 평균 3000개 이상 방송되고 있고, 모니터링 요원들이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과거 규제가 없을 당시 선정성이 짙은 방송들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있었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이용자 간 올바른 문화가 정착돼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BJ가 오프라인에서 팬들과 만나 범행을 저지른 것에 아프리카TV가 원인제공을 했다는 것은 억지다”며 “연예인들이 사적으로 도박이나 마약을 한다고 해서 그 연예인이 출연하는 방송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별풍선 노리고 음란방송 ‘별창녀’

아프리카TV의 선정성을 부추기는 것은 유료 아이템인 ‘별풍선’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별풍선은 네티즌들이 개당 100원에 구입해 BJ에게 선물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 별풍선은 인기와 비례하는 것으로 돈으로도 환전할 수 있다. 일부 스타 BJ는 1년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BJ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별풍선을 악용하고 있다. 특히 ‘별창녀’가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별창녀는 별풍선을 노리고 선정성 짙은 방송, 음란 방송을 진행해 돈을 버는 일부 BJ를 ‘창녀’에 빗댄 말이다.

별풍선을 받아 쉽게 돈을 벌려는 BJ가 등장하면서 선정적 방송을 부채질 하는 등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별풍선을 준다고 해도 BJ들이 그에 따른 특별한 콘텐츠를 선보이지도 않는다. 별풍선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추구할 뿐이다.

힙합가수 데프콘도 ‘그녀는 낙태 중’이란 자신의 노래를 통해 일부 인터넷 BJ들을 비하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화장을 떡칠하고 벽지를 꽃칠하고/ 오빠들 보시라고 싸구려 똥꼬 치마로/ 실수를 가장한 그 팬티 보여주기란/ 명품 백을 위한 현실의 아픔인가?’ 등의 가사를 통해 선정적인 모습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인터넷 BJ를 비판했다.

지난 9월 방통심위의 국정감사에서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언제까지 회사에 자정권고만 하고, 개인인터넷방송을 단속과 심의의 사각지대로 방치할 것이냐”라며 “여자가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노출하고, 살해장면 등을 방송하는 아프리카TV 등 개인인터넷방송이 단속 대상인 변종 성매매 업소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한 때는 불법 음란 인터넷 사이트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나우콤 관계자는 “별풍선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자극적 선정적 부분으로 이슈가 됐다”며 “(별풍선은) 개인이 방송을 진행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생긴 팬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해주는 개념이다. 연예인들이 팬클럽에게 지원을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공정하고 당당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정성이 짙거나 음란방송 등 문제가 되는 방송을 한 BJ는 영구정지 처분을 해 아예 방송을 할 수도 없고 방 자체도 설립할 수 없다”며 “하지만 BJ와 팬들 사이에 쌍방 협의가 있고,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방송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면 각서를 받고 더 큰 규제를 가하겠다고 통보한 다음 영구정지를 풀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는 국내법상 방송으로 구분되지 않아 방송심의보다 규제가 약한 통신심의의 대상이다. 방통심의위는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방송은 특성상 단속이 어렵고 적발되더라도 규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없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규제수단이 마땅히 없어 어려움이 있다”며 “방통심의위에서 심의하는 정보는 인터넷에 유통되는 정보인데 아프리카TV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휘발성 정보로 따로 심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불법 정보가 유통되는 경우 그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지 않게 하는 취지기 때문에 아프리카TV와 같은 휘발성 정보에 대한 규제는 어렵다”며 “다만 아프리카TV에서도 다운로드 등을 통해 계속해서 제공되는 정보의 경우는 심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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