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4.11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 실정에 직격탄을 날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지난 2010년 10월18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야권은 새롭게 드러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증거 인멸을 주도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총리실의 배후와 몸통이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또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나타나듯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이 나눈 대화는 민간인 불법사찰이 한 편의 드라마 대사처럼 권력의 이면에 가려진 추악한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보도된 대로 녹취록 공개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주도로 이뤄진 불법사찰 증거인멸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은 다시 수사를 재개할 것인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다음은 최종석-장진수 두사람의 ‘불법사찰 증거인멸’ 녹취록 내용이다. 이 녹취록은 장 전 주무관이 언론에 공개한 대화 녹취록이다. <일요서울> 역시 이번 사안이 가져다 줄 국민적 논란과 파장을 고려해 게재한다.

장진수 - 제가 상황이 많이 어렵다. 저로서도 자구책으로 최소한의 방어수단을, 정상참작의 사유라도 대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제가 검찰 단계에서는 그렇게 진술했지만 법원에서는 있는 그대로(*청와대와 총리실이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사실) 말씀을 드려야 될 그런 상황이 되지 않나 해서…. 저는 검찰에서 문제삼지 않기로 다 (합의)돼 있다고 해서 한 건데…. 웬만하면 저도 지킬 것 지키고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최종석 - 진수 씨가 그렇게 이야기 한다면 검찰도 전면 재수사 불가피하고 여태까지 검찰 수사한 거 전부 다 그냥 못 넘어갈 테고. 그렇게 되면 여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다 수사선상에 다시 오르고 재수사를 해야 할 거라고. 그러면 우리 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할 테고. 총리실도 다 자유롭지 못할 테고. 내가 볼 때는 국감에서 얘기했던 권태신 실장부터 위증 문제 다 걸릴 테고. 

최종석- 자네 얘기대로…. 나도 사실은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 선에서 끝이 안 나니까 문제야. 

장진수 - 그 부분은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종석 - 그러니까 자네가 그렇게 힘든 입장이니까, 자네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방법을 찾아보겠단 거잖아.

장진수 - 내일모레 증인으로 나가면, 뭐…(*당시 장 주무관은 법원 재판을 앞둔 상황). 

최종석 - 내가 검찰에서 벌금형 이하로 구형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주면, 그럼 그걸 갖다가 자네…. 

장진수 - 그건 안된다. 그러면 오히려 제가 나쁜 놈 된다. 

최종석 - 어떤 입장인지는 알지만 나로서는 보호해야 될 사람이 자네뿐만 아니라 이인규, 김충곤, 원충연, 진경락 다 있단 말야. 근데 이렇게 되면 조직적으로 여기 있는 사람들도 관련돼서 다 같이…. 

장진수- 지금 이 ‘조직적으로’에 제가 들어가 있는데, 그 ‘조직적으로’에서 제가 나오겠다는 그런 의미다. 

최종석- 그래서 그 부분을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자네가 하는 방식대로 가면, 그때 그어놨던 선들이 무너지고, 내가 보호하고자 했던 다른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으니, 그 방법보다는 일단 자네를 최소한 빼줌으로써 자네가 부담을 덜면은…. 

▲ 민간인 불법사찰의 핵심인물인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지난 2010년 7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소환되고 있다.<서울=뉴시스>

장진수- 뺄 수 있었으면 진작 뺐어야지. 지금 제가 보니까 뺄 수 있지 않은 거 같다. 공소 취소가 되는 것도 아니고. 

최종석 - 자네 선택하고 나하고 둘의 문제로 끝날 것 같으면 그것도 어떻게 해보자고 하겠는데, 우리 둘만의 문제로 절대 끝이 안나니까 그렇지.

장진수 - 휴…. 

최종석 - 절대 끝이 안나. 자네가 살겠다는 얘기는 알아, 나도. 자네가 거짓을 얘기하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알아. 근데 형국을 보라고. 자네가 살겠다고 하는 얘기(*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가 거기서 다른 사람은 더 이상 안 죽이고 자네만 빠져나오는 길이냐고.

장진수 - 제가 다른 사람까지 다 살려드려야 되느냐. 그건 제가 할 일이 아니잖느냐. 제가 살고 나야지 어떻게…. 제 입장은 그렇다. 

최종석 - 내가 방법을 찾아보겠다니까. 

장진수 - 검찰이 살린들 법원이 살려주겠습니까. 이대로 가면…. 아유…. 공소취소나 되면은 뭐 어떻게…. 

최종석 - 기소를 아예, 공소제기를 취하하는 걸 얘기하는 건가. 

장진수 - 그건 제가 몰라요. 그런 부분은 제가 모르는데, 그게 되겠느냐. 

최종석 - 되건 안되건 내가 생각하는 건 최악의 경우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차리자고 하는 얘기잖아. 자네 얘기 알아. 자네가 일단 살아야겠다는 절박한 심정도 알겠고. 문제는 자네가 살고자 하는 길에는 반드시 붙어 있는 게, 다른 사람(*청와대를 지칭하는 말)이 죽잖아. 죽는 게 가령 예를 들면 더 책임이 큰 내가 죽는 정도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 그걸 모른다 하면 자네가 그건 말이 안되고. 그걸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 여태껏 고생을 했던 거 아냐. 

장진수 - 그래서 고생을 했잖느냐. 고생을 했는데, 결국 저 혼자 죽는 것 같으니. 저는 다른 사람을 죽이겠다는 게 아니고, 제가 조금만 더 살아보겠다고 하는 거다. 제가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최종석 - 자네 정말 그거 몰라? 자네가 조금 솔직하게 살아보겠다(*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고 하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진지 정말 몰라?

장진수 - 모르겠다. 저는 정상참작을….

최종석 - 정상참작이야 될지 모르지만 그것도 그때 법원의 재량에 따른 문제 아니냐. 

장진수 - 그렇다.

최종석 - 중요한 건 거기에 지금 신문기자들도 와 있고, 지금 야당에서도 와 있고 그러면, 검찰의 여태까지 수사결과가 다 뒤집어지고 그러면, 틀림없이 이건 재수사가 아니라 특검이야. 그러면 이인규 국장이나 여태까지 진술해왔던 게 다 의심받고 뒤집어진단 말야. 그걸 자네가 모른다고…. 

장진수 -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나. 

최종석 - 자네 심정 알겠고. 방법을 찾자는 거지.

장진수 - 지금 공판 선고일이 다음달 15일로 돼 있다고 하는데, 지금 방법을 어떻게…. 

최종석 - 그러면 내가 어떤 형태로든 방법을 찾아오면 자네가 내 얘기(*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묻어두자는 취지) 들어줄 텐가.

장진수 - 방법을 한번 찾아보시면 뭐….

최종석 - 내가 얘기하는 건 그런 거야. 그게 뭔진 모르겠으나 최소한 공동선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다른 사람들(*청와대 관계자를 지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생각해야 되잖아.

장진수 - 생각하고 있다.

최종석 - 그래, 그래서 자네 여태 희생한 거 누구보다 고맙게 생각하고, 내가 그래서 여태까지 장진수, 장진수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러고 다녔던 거 아냐. 그 조직에 국장, 과장 있지만 장진수만한 놈 없더라 이러면서. 다만 내 입장에선 자네 우려 알겠고 염려된단 말야. 제일 좋은 방법을 찾자는 거지. 이 마당에 이런 건 안된다는 거야.

장진수 - 저는 방법을 모르겠다.

최종석 - 내가 사표 쓸 테니까 나랑 같이 나가자, 그럼. 같이 나가서 내가 법인 차려서 먹여 살려줄게. 내가 장담하고.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 내가 밖에 나가서 먹여 살려줄게. 그럼 되잖아. 자네는 내가 평생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먹여 살려줄게. 내 옆에 있는다는 전제하에. 극단적인 경우 예를 들자면…. 

장진수 - 아…. 네. 말씀은 감사한데….

최종석 - 나도 공무원 생활 못할 거 아냐. 이인규는 죽든 말든 그건 다 죽으라 그러고, 정권이 어찌되든 간에. 이걸로 난리치고 뒤 봐줄 사람 없다손 치더라도, 내가 자네 평생 책임져 줄 테니까. 내가 그 정도 능력은 돼. 누구 도움 안 받더라도. 그럼 되겠나. 극단적인 경우를 얘기하면 나도 패를 까야 될 것 아냐. 캐시(현금)로 달라 그러면, 그걸 못 믿겠다, 평생 못 믿겠다 그러면, 캐시로 달라고 그러면 내가 그것부터 처리해줄게. 예를 들자면….

최종석 - 솔직한 심정에 나도 이 얘기 한번만 하고. 나한테는 뭔 죄가 있나. 나도 죽겠더라고. 이인규? 나 별로 안 가까웠던 사람이야. 원충연? 나랑 한번도 같은 부서 근무했던 적도 없고. 진경락이랑 가까우니까. 저녁밥 같이 먹고. 그게 10여년 노동부 생활 하면서 아는 것의 전부라고. 내 위에는 원망이 있어, 솔직히. 이영호 비서관한테는 내가 원망하는 마음이 좀 있지만, 문제는 저 사람을 여기서 더 죽이면 안되겠다(*청와대 개입 사실을 공개하는 것)란 생각 하나밖에 없었어. 솔직한 심정으로. 그건 내가 위험을 무릅쓴 거야.

장진수 - 저는 진짜 그런 것도 몰랐다. 과장님(최종석) 말만 믿고 아무 문제 없이 조치를 해놨다(*검찰 조사 과정에 문제삼지 않기로 사전에 약속이 돼 있다는 뜻)고 해서. 그냥 뭐 아무것도 모른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진짜….

최종석 - 지금도 내 생각은 그런 거야. 마지막 그 어느 순간, 지금도 안심 못하지. 공판 과정에 야당 보좌관이 저렇게 떠들고 있는데. 금년 연말 되면 뭐라 떠들지도 모르고, 그래서 내가 극단적인 경우를 얘기했던 거 아냐. 내가 도저히 안되겠으면 솔직히 인정할 것 인정하고, 나가서 인제 장진수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그랬던 거고. 그나마 그렇게 됐을 때 피해를 최소화해서 나만 죽는다손 치면 위에서 케어가 된단(*뒤를 봐준다는 뜻) 말야. 그러면 나 먹고사는 데 도움 되면 주변 사람들 먹고사는 게 해결되는데. 다 죽고 나면 아무것도 안되잖아. 뻔히 알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하겠지만, 진수 생각해봐. 모르진 않잖아. 그렇게 되면 일파만파 돼서 안 죽으려야 안 죽을 수가 없다고. 예를 들자면 똑같이 검찰에서 절절매면서 나에 대해 조심했던 게, 내가 죽으면(*검찰 조사에서 내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당장 이건 사건이 특검에 가고 재수사 갈 수밖에 없는 걸 검찰도 안단 말야. 그걸 모른다고 하진 않을 거고. 나는 그렇다고 해서 내 입장만 강요하는 건 아니잖아.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최선의 길을 찾아보자는 거잖아.

장진수 - 길이 전혀 안 보이고 현재로서는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 이렇게(*모든 진실을 공개하겠다는 말) 하겠다고 말씀드린 거다.

최종석 - 진수 이렇게 생각해보자. 자네 눈에 안 보이는 부분에 대해 애를 쓰고 같이 찾아보자는 내 제안을 일축할 필요는 없잖아. 

장진수 -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최종석 - 조금의 말미와 여유를 주고 나도 노력할 기회를 줘야지. 

장진수 - 말미를 언제까지 어떻게까지 드릴지. 그걸 하려고 온 건 아닌데.

최종석 - 자네가 당장 살길이 안 보인다니까 방법을 찾아보자는 거야. 그게 없지 않아. 예를 들면 이런 것도 있어. 내가 평생 자네 먹여 살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뒷말하는 거 봤나.

장진수 - 여러 번 뭐…. 

최종석 - 내가 자네를 검찰 단계에서 못 뺀 거(*무혐의로 처리하지 못한 것). 내가 자네에게 뭐라고 약속했는지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최근에 다 알겠다고 했지만. 그거 못 뺀 건 내 능력의 한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네와 약속하고, 자네와 먹고살겠다고 한 건 한번도 소홀한 적이 없어. 구체적으로 내가 어느 자리까지 보내주겠다고 했잖아. 그거 여태까지 한번도 안믿었나?

장진수 - 그냥 뭐 말씀하신 걸로 알지.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말씀이라….

최종석 - 나도 공무원 안 할 생각인데, 자네가 그렇게 하면 나도 할 수가 없잖아. 문제는 그렇게 되면 나도 운신의 폭이 무지하게 좁아져가지고 이제…. 

장진수 - 아무튼 제가 드릴 말씀은 다 드린 것 같고…. 

최종석 - 그대로 가겠다? 

장진수 - 일단 현재로선 그렇다.

최종석 - 자네도 내게 너무 가혹하게 안 하려면 내게도 할 수 있는 옵션을 한두 개만 줘봐. 예를 들면 검찰하고 (....) 자네 공무원 복귀하게 해주는 것. 만약 최악의 경우에 공무원 못한다 그러면 내가 다른 옵션을 찾아와도 수용 가능해? 지난번에 애기했던 것 자네에게는 농담처럼 들렸는지 모르겠는데.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장, 지금 부사장인데 그 사람이 자네를 취업시켜 주기로 했어. 최악의 경우에. 현대자동차그룹에. 그럼 수용 가능하나? 

장진수 - 그런데 그게 제가 안 믿겨지는 게 제가 형을 받고 나가는데, 그게 가능한가. 전과가 있는데.

최종석 - 그거와 관계없이 하게 돼 있어. 

장진수 - 그런 것들은 제가 못 믿는다.

최종석 - 내가 (현대차 부사장과) 만나게 해주고, 나하고 얘기했던 부분 직접 확인해주면 되겠나. 그건 내가 봤을 때 우리가 공무원 생활 계속할 수 있으면 더 좋고, 아니었을 때 차선책으로라도 하나 가지고 있는 게 낫잖아. 

최종석 - 내가 솔직하게 얘기할게. 민정(*청와대)에서 말야. “장진수 이 (***잘 안 들림),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다녀. 큰일났다”고 뒤집어졌단 말야. 내가 저번에 얘기했잖아. 내가 “아닙니다, 그런 친구 아닙니다.” 내가 왜 자꾸 그랬느냐면 그쪽에서 포기하면(*모든 걸 공개하도록 방치하는 것) 그 다음 수순에는 더 불편해지잖아. 그지? 진수씨 입장이 나중에 뭘 하더라도 더 불편해진다고. 그건 내 입장에선 뭐냐면, 우리 다 같이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러다 우리만 다치고 우리만 쪼다되는 것 아냐. 그래서 내가 절대 그런 친구 아니라고 항변하고 그랬다고.

▲ 총리실 공직지원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윗선'의 한명으로 알려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2010년 8월 6일 오후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서울=뉴시스>

장진수 - 민정에선 사실관계를 모르니까 그냥 그럴 수 있겠지. 

최종석 - 다 알아. 내가 다 얘기를 했단 말야. 자네 지금 보니 내 얘기를 불신하는구만.

장진수 - 저는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최종석 - 그럼 어디를 확인시켜줄까. 내가, 공직기강(?)비서관을 만나게 해줄까, 아니면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만나게 해줄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솔직히 자네한테 섭섭해. 내가 자네한테 단 한 차례도. 왜냐면 다들 자기 목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나도 당사자고. 단 한 차례도 자네한테 빈말, 허풍 한번도 쳐본 적이 없어.

장진수 - 저도 믿고 따랐다. 그런데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최종석 - 내가 검찰하고(*검찰에서 막판에 혐의를 빼 주는 것) 그리고, 최악의 경우 안전판하고 두 가지를 하는 건? 

장진수 - 검찰은 안될 것 같고….

최종석 - 최악의 경우 여기서 벌금 이상, 집행유예 나와서 공무원 생활 못하게 될 경우 대비해서 안전판을 확실하게 제공해주면 그건 받을래?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라. 내가 여기까지 끌고 온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는데, 내 입장에선 뭐라고 하겠나. 나도 방법을 찾아서 자네하고 얘기를 해서 좋은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거 아냐.

장진수 - 그러면 제가 오늘 저녁까지 생각을 한번 해보고, 다시 전화를 드리겠다. 

최종석- 진수씨가 얘기한 파장이 진수씨만 정상참작 받고 빠져나갈 수 있고, 나만 홀라당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으면(*자신이 구속되는 상황) 좋아 내가 받겠어, 그 얘기를. 근데 그게 아니잖아.(*자신의 윗선이 함께 수사를 받게 되는 상황을 말함)

장진수 -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왔는데. 그런데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저 혼자 그걸 또 하는 것도 그것도 감당이 안되더라.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 생각하고 고민해서 과장님(최종석)께 말씀드리고 하는 게 지금까지 있었던 도리가 아니겠나 그거다.

최종석 - 오로지 인간적인 도리 하나만 챙기고는, 니가 뭐 있는 거 다 보여주고, 우리 다 죽고, 우리 주변 사람 다 죽이고 그럴래? 나 오늘 듣고 보니까 그 부분이 좀 답답하다. 그게 합리적인 선택(*진실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잖아. 판단을 해봐. 진경락이 입장을 바꾼다 해도 달라질 게 없다면서. 

장진수 - 저한테 달라질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법무법인) 바른에서. 저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한테 달렸지.

최종석 - 변호사는 뭐라고 해. 똑같은 판단이야? 그럼 진수씨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뭔데?

장진수 - 저는 뭐 과실이기 때문에, 과실로 해보겠다 이거다. 이 상황에서는 제가 아무리 진 과장님이 지시를 했다 해도 범의(범죄 의도)를 가지고 한 것밖엔 안되잖느냐. 

최종석 (변호사와 통화) - 변호사님, 저 최종석입니다. 네네. 장진수씨하고 같이 있는데요, 예. 본인으로서는 제가 시키고, 청와대에서 시켰다는 걸 발설하게 되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서 과실로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본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게 어떻습니까. 변호사님이 보시기에. 법률적으로 이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장진수씨를 검찰에서 구형을… 형량을 낮춰준다든지 다른 방법을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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