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이동관 무소속 출마 시 보수표 분열 변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역대 총선에서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더군다나 4·11 총선을 앞둔 종로는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어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주인공은 홍사덕 새누리당 의원과 정세균 민주통합당 전 대표다. 홍 의원과 정 전 대표는 각각 당의 텃밭인 대구와 전북을 떠나 연고 없는 새 무대에서 그야말로 ‘빅매치’를 벌이게 됐다.
국회 부의장과 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뒤 줄곧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든든한 정치적 버팀목이 돼왔다.
박 위원장도 지난 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을 통해 “홍 의원은 국회부의장도 했고 6선의 경륜과 능력을 갖춘 깨끗한 사람”이라며 “종로를 대표해 지역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민주당이 택한 정 전 대표는 야권의 대선 잠룡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4선이다. 이미 올 대선 때 당내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 전 대표로서는 총선과 대권을 향한 승부수를 동시에 던진 셈이다.
현 민주통합당 지도부 탄생을 이끈 정 전 대표는 이번 종로에서의 승리로 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친노 후보를 전면에 배치해 친노 세력 부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종로가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7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1998년 보궐선거에서 노무현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곤 모두 패해 야당에겐 절대적 열세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어떤 후보가 우위에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백중지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5~6일 종로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 의원은 32.7%, 정 전 대표는 32.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또 한겨레가 지난 5~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 의원이 43.0%를 얻어 32.3%를 기록한 정 전 대표를 10.7%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7일 발표된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31.8%, 홍 의원은 24.3%의 지지율을 기록, 거꾸로 정 전 대표가 7.5%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친이계 핵심인 이동관 전 수석이 새누리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보수표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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