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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두 번째 연습경기부터 151㎞ 강속구 … 슬로우 스타터 류현진도 148㎞ 기록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사상최대 흥행을 기대하고 있는 2012 프로야구가 해외파들의 복귀를 필두로 연일 눈에 띄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해외파 스타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김태균이 몰고 온 ‘야구계의 로망’은 후배 윤석민, 류현진의 가세로 한결 더 뜨거워지고 있다. 윤석민, 류현진은 돌아온 전설들에 대한 존경심을 충분히 갖추면서도, 승부에서는 절대 봐주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이 보는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윤석민, 류현진은 타팀 에이스들을 능가한다. 20승을 목표로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는 윤석민은 ‘KIA 타이거즈’의 우승과 2년 연속 MVP 수상이 최대 목표다. 2010년 쾌조의 컨디션과 비슷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류현진은 선발 무패, 1점대 방어율로 팀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 과제다. 개막전과 4월 레이스를 향한 두 선수의 근황을 알아봤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은 지난 5일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의 호투로 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되고 있음을 알렸다. 제구력은 물론 3월 초순임에도 불구 150㎞ 강속구를 큰 무리 없이 뿌려댔다.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윤석민은 3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볼넷이 2개 나왔지만 탈삼진 또한 5개를 뽑아내면서 ‘투수 4관왕’다운 감각을 연습경기에서도 선사했다. 실전 두 경기만의 150㎞대 강속구는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다.

이날 윤석민의 재물이 된 한화 타자는 모두 11명이다. 윤석민은 41개의 공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닝당 13.7개의 투구로 지극히 효율적인 피칭이었다.

윤석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해 개막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시범경기를 통해 제구력을 잡아가면 괜찮을 것 같다. 슬라이더는 밸런스가 안 좋아 많이 안 던졌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오른쪽 타자 몸 쪽으로 떨어지는 팜볼을 2개 정도 던져봤는데 시즌 때는 던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엔 “류현진이 19승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나도 19승을 목표로 하겠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질문은 윤석민의 구질과 라이벌 구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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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민, 손바닥으로 던지는 느린 마구 ‘팜볼’로 타자 현혹

 

윤석민은 “시도할 만한 구종은 모두 던져봤다. 지난해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에는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더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또한 “류현진이나 김광현에게 앞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을 표했다.  윤석민의 피칭을 봤던 관계자들이 올 시즌 기대를 부풀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오버페이스’ 오해를 살 만큼 빨라지고 있는 구속이다. 첫 실전등판 때부터 148㎞를 찍은 윤석민은 두 번째 등판 때 곧바로 151㎞까지 올라왔다. 윤석민의 투구 계획을 알고 있는 이들은 이번 등판이 정규 시즌을 위한 테스트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임을 알고 있다.

두 번째는 제구력이다. 지난 5일 윤석민은 직구(145~150㎞)이외에 커브(119~123㎞)와 슬라이더(137~140㎞), 포크(123~128㎞), 팜볼(119㎞) 등의 공을 던졌다. 스프링캠프 컨디션으로 많은 구종을 던지다보면 안타의 희생양이 될 법도 한데, 윤석민은 삼자범퇴로 이닝을 소화하면서 구속 못지않은 제구력의 공포를 타자들에게 심어줬다.

비록 KIA는 한화에 1대 2로 패했지만, 윤석민의 호투 덕분에 팀 분위기는 패배와 무관하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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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박찬호 원투 펀치…자책점 제로 행진 이어가

 

이틀 뒤 류현진은 윤석민의 호투를 148㎞의 강속구로 응수했다.  류현진은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볼 끝에 살기가 스며있는 공으로 올 시즌에 임하는 남다른 자세를 전달했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54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꼼꼼히 체크했다. 류현진은 직구 28개, 체인지업 18개, 커브 7개, 슬라이더 1개를 섞어 던졌다.

연습경기 때 두드러진 류현진의 뚝심과 위기관리 능력에 한화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 밸런스가 아주 좋다. 자신감도 있고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의 느낌이 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0년 류현진은 16승 4패 평균자책점 1.82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25경기를 뛰면서 완봉과 완투도 각각 3차례, 5차례를 채웠다.

상대팀 LG 관계자들도 류현진의 상승세를 감탄하고 나섰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류현진은 상 하체 밸런스의 문제가 있었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그러나 올해 류현진은 하체가 완벽히 상체를 받히고 있어 투구동작이 가벼워졌다. 이에 팔 스윙이 정상화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면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음이 앞섰는지 템포가 빨라서 밸런스가 살짝 맞지 않았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박찬호, 김태균과 함께 2012년 시즌을 맞이하는 한화는 상위권 입성과 홈 관중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화 ‘수호신’을 담당했던 류현진의 부활이 선배들의 선전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의 페이스를 지켜보고 있는 한화 관계자들은 조바심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류현진의 몸 상태가 워낙 좋다보니 페이스도 빨리 올라왔다. 예년 스프링캠프와 비교해 봤을 때 빠른 속도다. 현재 강약조절을 하고 있는데 몸이 좋아 빠른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변화구의 공 각도 등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 정말 일을 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윤석민·류현진의 남은 과제는 투구 밸런스를 완벽하게 잡아가면서 타자들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일이다. 상위팀 감독을 비롯한 야구 전문가들은 두 선수가 목표로 하고 있는 ‘19승 달성’은 현재 몸 상태로 봤을 때, ‘정말 현실처럼 들린다’고 입 모아 칭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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