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20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편승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키로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미국 대사관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공개 서한을 통해 "연평도 포격사태로 악화된 한반도 상황은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기대 '전략적 인내'를 고수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성공하지 못했음을 보여 줬다"며 "미국은 대북 포용정책을 주장하는 한국 내 화해 ·평화세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경험이 있는 정 최고위원은 "제가 대화하고 토론했던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상대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9·19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한이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가로 그들이 원하는 평화체제로의 전환 및 북미·북일 관계정상화, 경제협력 등을 제공받는 것"이라며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현재 2000년 미·북 공동 커뮤니케(공동성명)로 돌아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것을 받아들기로 결정한다면 '2011 오바마 프로세스'의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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