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총리경험 최대 강점”
弱“검찰수사 전력·카리스마 부재 이미지는 약점”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야권의 홍일점 대권주자다.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야성을 갖춘 한 전 총리는 늘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한 전 총리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 본다.
[편집자 주]

인터뷰에 응한 여론조사 및 정치컨설팅 전문가 3명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최대 강점으로 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와 총리로서의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들었다. 또한 여성주자로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가강점으로 꼽혔다.


강점(strength)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가 첫 번째 강점이다. 여느 정치인 같으면 검찰 조사에 의해 혐의가 보도되면 지지율이 하락하는데 한 정 총리는 검찰 수사와 지지율이 전혀 연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총리로서의 행정경험도 강점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의회 경험 외에 행정경험이 없다는 것과 비교할 때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이택수)

“타 주자들과 달리 국정 운영을 해봤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국무총리가 아무리 할 일이 없다고 해도 총리를 해봤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험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들 가운데 가장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별다른 활동을 안 하는데도 인지도가 높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김미현)

“노무현 정권에서 총리를 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행정적 역량과 더불어 여성 주자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부각된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에 존재했던 갈등 같은 것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퍼져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대항할 수 있는 여성 후보로서의 강점도 있다.”(황인상)


약점(weakness)

전문가들이 보는 한 전 총리의 약점은 다양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이면 속에 카리스마의 부재, 검찰 수사 전력, 빈약한 조직기반 등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부드러운 이미지 이면에 박 전 대표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카리스마는 발견할 수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경선에 나섰을 때 경쟁후보와의 TV토론을 피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한 전 총리는 지지율 상승의 좋은 기회를 놓쳤다. 아울러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높은 인지도나 지지도와는 달리 당내 역학구도에서는 잠룡으로서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으로 보인다.”(이택수)

“조직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대권을 잡으려면 그래도 개인 조직기반이 있어야 한다. 당 조직은 물론, 외부조직도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좀 떨어진다. 그리고 검찰수사를 받았다는 점도 치명적 약점이다. ”(김미현)

“6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이 최대 약점이다. 부적절한 돈을 받은 혐의로 전직 총리가 기소됐다는 점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황인상)


기회(opportunity)

야권의 차기 주자들이 여당 후보에게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한 전 총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학규, 유시민, 정동영으로 이어지는 야권 빅3들의 운명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운명도 엇갈릴 것이란 뜻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석패는 본인과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지만 그것이 여전히 기회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손학규, 유시민, 정동영이라는 야당 빅3 후보가 차기 대선과정에서 여당에 지리멸렬할 경우 박 전 대표에 대한 대항마로서 한 전 총리에게 의외의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이택수)

“지금 야권에 마땅한 대안 주자가 없는 상태라는 점이 기회다. 손학규 대표가 장악을 할 듯 하면서도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유시민 전 장관을 대안으로 부각하자니 좀 과격한 면이 있어서 야권에서도 꺼리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에 묻혀서 간다면 추후 후보단일화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손 대표와 유 전 장관 입장에서 보면 후보 자리를 서로에게 양보하는 것 보다 한 전 총리에게 양보하는 것이 명분상 모양새가 나오기 때문이다.”(김미현)

“야권의 차기 주자들이 제 역할을 못 할 때 기회가 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같은 야권의 주자들에게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대안으로 부각이 될 수 있을 것이다.”(황인상)


위기(threat)

전문가 3명은 각각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 총리로서의 빈약한 성과, 현직에 있지 않다는 점을 한 전 총리의 위기 요인으로 분류했다.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다. 확정판결에서 무죄로 최종 결론날 경우 기회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혹여 유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가 일시에 날아가 버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간의 검찰 수사과정과 법원의 선고 과정을 보면, 검풍(檢風)에 의한 위협 요인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무죄로 최종 선고가 내려질 경우 위협 요인은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이택수)

“총리를 했다는 강점이 있는 반면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는 점이 추후 위기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국민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미현)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앞으로 위기가 될 수 있다.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그 동안의 업적, 활발한 활동 같은 과정적인 요인도 필요하다. 현역에서 물러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추후 대선에 나온다면 이런 과정적인 문제점들이 부각될 것이다.”(황인상)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인터뷰에는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김미현 동서리서치 소장,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 등 3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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