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 - 송호창 지지 발언

[일요서울 ㅣ 조기성 기자]“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특히 젊은층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혀 앞으로 갖게 될 소통의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3일 전남대 강연을 비롯해 강연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안 원장은 지난달 29일 안철수연구소 주주총회 이후 기자와 만나 “내가 먼저 나서서 스스로 정치적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늘 질문이 들어와서 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다만 젊은층과의 소통의 자리에서 정치참여 질문이 들어온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구체화된 입장을 밝힐 수 있을지 (시기를) 보고 있다”고 정치 참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안 원장은 정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은 4·11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에게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며 지지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지지 편지를 건네며 ‘메시지 정치’를 했던 안 원장이 지난달 29일 총선 선거운동 개시를 맞아 ‘안철수식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은 이날 인 후보가 트위터에서 공개한 선거 공보에서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부인인)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안 원장은 총선 후 정치 상황을 지켜보며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총선이 워낙 여야 박빙으로 전개되는 데다 총선 결과가 대선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총선이 다 끝난 뒤에 정치를 시작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 원장은 인재근 후보에 이어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송호창 후보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 원장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철수 원장은 “내가 아는 송호창은 늘 함께하는 사람이며 온유하고 다정한 사람이다”며 “아울러 공동체에 대한 선의와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라고 글을 남겼다.

송 후보는 지난 1월 총선 출마 문제를 고민 할 당시 안철수 원장과 통화를 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안 원장의 동의하에 공개된 것이라 밝혔다.

국민 10명 중 8명 “안철수, 총선 결과에 영향”

안 원장의 총선 행보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유권자 10명 가운데 8명은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대표이사 김남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4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79.1%(큰 영향 줄 것 33.3%,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 45.8%)로 나타났다.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7.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안철수 교수가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의사표현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9.6%가 ‘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는 의견(39.5%)보다 높았다. 계층별로 보면 정치적 의사표현을 반대하는 의견은 연령별로 50~60대(57.8%, 62.4%), 지역별로는 충청권(충북 57.2%, 대전/충남 61.9%), 성향별로는 보수성향 응답자(보수성향 68.8%, 중도보수성향 57%)에서 높았다.

반면 안 교수의 정치적 의사표현에 찬성하는 의견은 30대(49.4%), 호남권(광주/전남 53.7%, 전북 46%), 진보성향(46.9%) 응답자들 사이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한 찬반과 영향력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것은 안 교수 지지층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이사는 “안철수 교수의 지지층을 보면 진보 쪽만이 아니라 중도보수를 두텁게 포괄하고 있다”며 “중도보수 성향 지지층이 안 교수가 정치에 개입하면 보수 쪽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백리서치가 지난 29일 전국 유권자 1428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방식으로 했고,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동시에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9%p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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