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제 시작인데…’ 한명숙 책임론?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사진출처=뉴시스)

[일요서울|정찬대 기자] 공천 잡음에 시달렸던 민주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경우 한명숙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선은 총선처럼 치러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한명숙 지도부의 교체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패배 시 적잖은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1.15전대를 통해 한명숙 체제를 출범시켰다. 온화한 성품과 조정능력이 장점인 그는 통합으로 인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총선과 대선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지만 리더십 부재 등으로 총선과정에서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친노일색’ ‘친분위주’의 공천이 이뤄지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았고 당내 갈등과 잡음은 계속됐다. 급기야 새누리당을 추월하며 반등세를 이어갔던 지지율도 역전됐다.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했던 상황을 상기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총선 일주일 여 앞둔 지금 당 안팎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걱정 된다” “총선이후가 더 큰 문제”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4.11총선 판세분석 결과 현재 125석(비례포함)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130석 가량을 점치고 있으며, 새누리당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총선에서 패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론이 일면서 한명숙 지도부가 무너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천으로 인한 불만과 비판이 적지 않은 만큼 상당한 후폭풍이 일 수 있다”며 “이는 선거를 치른 후 정치권에서 늘 벌어지는 공식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민주통합당의 압도적 승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한명숙 지도부가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 지도부가 견고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그렇다”며 “조기 전당대회로 갈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는 모르지만 연말에 있어 대선구도까지 고려한다면 지도부 교체론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학규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거부와 선대위 출범식 불참을 두고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가 공천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표시와 함께 총선 이후 찾아올 후폭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을 만드는 데 가장 크게 일조했음에도 이번 공천에서 손학규계는 철저히 배제됐다. 그의 수족이 대부분 잘려나가면서 손 전 대표는 ‘공천 학살은 인권유린’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한명숙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명숙 대표는 공천과정에서 손학규계는 물론 정동영계 그리고 구민주계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누군가는 공천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공천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총선까지 패할 경우 이에 따른 책임론으로 당이 한바탕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둔 한명숙 대표의 마음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minch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