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를 위한 사회적기업

[일요서울ㅣ강길홍 기자]  ‘사회적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같지만, 공익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발생한 이익을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사회적 목적을 우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SK·포스코·삼성·현대차 등의 대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거나 지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파는 기업’,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는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착한소비를위한사회적기업’ 연재를 통해 ‘함께 사는 세상’에 동참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사회적기업으로 꼽히는 ‘아름다운가게’ 편이다.

1개 매장ㆍ1억 매출에서 120개 매장ㆍ163억 매출로 성장
누적 나눔액 220억 돌파…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은 ‘덤’

아름다운가게(이사장 손숙)는 2001년 아름다운재단이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 앞 길가에서 소규모로 연 알뜰시장으로 출발했다. 이 알뜰시장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설립준비가 시작됐고, 2002년 10월 1호점인 안국점을 개점했다. 200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국내 1호 사회적기업 인증 받은 이후 2008년에는 아름다운재단에서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아름다운가게 서초점.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의 재사용과 재순환을 도모해 우리사회의 생태적,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자원의 순환운동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인다.

그동안 아름다운가게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2002년 10월 1호점인 안국점이 개점한 이래 2012년 4월 현재 120여 개의 매장(아름다운카페, 헌책방, 에코파티메아리 매장 포함)이 전국에서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2002년 1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63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에 지원된 누적 나눔액은 220억 원을 돌파했으며, 해외지원·긴급재난지원·현물지원·문화나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숙인·출소자를 비롯해 취약 계층의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부수적 공익 효과도 얻었다.

아름다운가게는 국내에서 ‘공정무역’ 운동을 최초로 시작하기도 했다. 공정무역(Fair Trade)은 저개발국가의 빈민 문제를 가난한 생산자와 공평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저개발국가의 생산자들이 정당한 몫을 얻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네팔·페루·우간다 등의 나라에서 커피·홍차·초콜릿 등을 들여오고 있다. 또한 리사이클 패션상품인 ‘에코파티 메아리’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새로운 사업 영역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이미 국내 최대·최고의 선도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일본·영국 등의 나라에서 아름다운가게를 연구하기 위해 매년 찾아올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도 쌓았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및 공익단체에 대한 지원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2010년부터 국내 소규모 사회적기업 및 친환경단체 등의 생산품에 대한 판매·마케팅·홍보·제품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유망주들을 발굴·지원하는 사회적기업육성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아름다운가게는 앞으로도 전국적으로 250여 개의 매장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지역 사회에 안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져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slize@ilyoseoul.co.kr

아름다운가게의 다양한 사업들

◆물건 재사용·재순환 = 아름다운가게의 핵심 사업으로, 시민·단체·기업 등으로부터 헌 물건을 기증받아 아름다운가게 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물건을 기증하는 방법은 아름다운가게 매장이나 기증함에 직접 기증품을 가져가거나, 아름다운가게로 전화(1577-1113)를 걸어 무료택배나 수거트럭을 이용하면 된다.

◆에코파티메아리 = 재활용 디자인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는 헌 옷이나 소파가죽, 공사장 가림막 등 쓰레기가 되기 쉬운 재활용 소재를 디자이너가 참여해 만든 개성적인 패션용품이다. 현재 가방·완구·사무용품·문구·패션잡화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공정무역 =‘히말라야의 선물(네팔)’,‘안데스의 선물(페루)’,‘킬리만자로의 선물(우간다)’ 등 커피제품과 네팔 홍차, 페루 초콜릿 등을 판매한다. 지속적인 거래 자체가 생산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다시 제3세계를 지원을 하고 있다.

◆움직이는가게 = 아름다운가게 매장이 없는 아파트·축제현장·병원·학교 등을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가게’를 운영한다.

◆아름다운 나눔장터 =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는 ‘아름다운 나눔장터’가 열린다. 자신의 애정이 담긴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재미도 느끼고, 수익금 중 일부는 자율적으로 기부할 수 있다.

◆공익상품 지원 = 판로가 없어 고전하는 공익상품을 발굴해 아름다운가게 매장 및 인터넷쇼핑몰 ‘뷰티풀마켓’을 통해 판매한다. 또한 TV홈쇼핑을 통한 공익상품 판매를 국내 최초로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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