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발사 수분 만에 공중 폭발 20여개 조각 해상 추락”

▲ 사진은 지난 2006년 7월 무수단리 기지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모습. 당시 국제사회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연일 규탄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재 권고안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채택했다.<서울=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북한은 13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아무런 정보도 없다며 관련 사실에 4시간 넘도록 침묵하다가 결국 발사한 위성이 궤도상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철산군 발사장에서 오전 739분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 한 발은 1~2분 정도 비행하다 공중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신 소장은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 개 조각으로 분리됐다평택에서 군산 서방 100~150해상에 광범히 떨어졌으나 현재까지 우리 측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1998광명성 12009광명성 2를 발사했을 때도 궤도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실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까지 합해 세 번째 실패다.

발사 실패 원인은 1단 엔진에 고장나 공중에서 수분만에 폭파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NHK는 로켓공학 전문가인 규슈(九州)대학 야사카 데쓰오(八坂哲雄) 명예교수의 설명을 빌어 로켓이 1분 이상 날다가 바다에 떨어진 것은 로켓 1단의 엔진 부근에 뭔가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사카 교수는 방송에서 그 결과로 로켓의 동체가 폭발했던지, 아니면 예정된 궤도를 벗어났기 때문에 북한이 스스로 폭파했을 가능성도 있다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이전보다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성능을 높이려고 로켓을 무리하게 설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불과 몇 분 만에 북한 주민 1년치 식량 비용에 해당하는 8억 달러를 공중분해 시켜버린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는 식량지원 중단조치를 비롯해 동북아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도발행위라며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 직후 발표한 정부 공식 성명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북한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브리핑을 통해 미사일 발사 시도가 실패했으나 이번 도발행위는 지역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법규와 자신들의 약속을 위배했다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곧바로 식량지원 중단 조치도 내린데 이어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 식량지원, 해상, 해외 자금동결 등 추가 제재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8개국(G8) 외교장관들 역시 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이번 발사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며 강력 비판했다

한편 한미 연합군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비롯해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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