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서병수 vs 김무성, TK 최경환 vs 유승민 대결 구도

[일요서울 ㅣ 조기성 기자]4·11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 ‘박근혜당’으로 변모하면서 친박계 내부에서 측근 경쟁이 한창이다.

미래권력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거리는 대선 이후 ‘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대선에서 승리할 시 측근들은 청와대나 행정부처 등에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총선 승리로 여의도에 재입성한 친박 인사들과 원내 첫 입성에 성공한 초선 의원들도 각자 박 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다.
공천 과정에 신구(新舊) 친박간 충성 대결에 따른 충돌도 빚어 불씨로 남아 있다. 지역별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친박 인사들을 살펴봤다.

PK, 서병수-서용교-박대출

PK(부산경남) 지역의 친박 권력지도가 바뀌고 있다.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탈박’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서병수(4선 해운대기장갑) 의원이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서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공백 상태에서 PK 친박 좌장 역할을 해왔다. 이후 2010년 전당대회에서 친박 몫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친박 핵심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서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 의원은 박근혜 위원장과 서강대 동문으로 지난 대선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맡기도 했었다.

반면,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탈락한데 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던 ‘김무성 대표론’도 시들해져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태다. 불출마한 김 전 원내대표의 재등장을 견제하기 위한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아 이번 총선을 치러낸 유기준(3선·서구) 당선자의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진복(2선·동래) 당선자는 19대 국회 첫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아 친박 초·재선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을 맡은 김세연(2선·금정) 당선자는 지역과는 거리를 두면서 중앙 무대 활동에 더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 실무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혀 왔던 서용교(초선 부산남구을) 당선자와 이헌승(부산진을) 당선자,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박대출 당선자(경남 진주갑)도 신주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TK, 최경환-유승민-이한구

TK(대구경북)에선 6선의 홍사덕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겼고, 박종근 이해봉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측근 그룹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주류 TK친박 그룹은 최경환 의원(3선 경북 경산청도)과 유승민 의원(3선 대구 동구을), 이한구 의원(4선 대구 수성구갑) 등이다.

최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어 차기 대선후보 캠프에서도 중역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았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최고위원을 역임한 유 의원도 TK 친박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동시에 유 의원은 TK 맹주 자리를 두고 최 의원과 경쟁관계에 있다.

‘박근혜 경제교사’로 불리는 이 의원은 박 위원장의 ‘씽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핵심 멤버다.

최 의원과 이 의원은 TK 대표주자로 PK의 서병수, 이주영 의원에 맞서 원내사령탑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고 원외임에도 그동안 당 법률지원단장으로 활약한 김재원 당선자(재선)도 박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강창희-송광호

충청권에서는 6선 고지에 오르면서 친박 내 최다선인 강창희(대전 중구) 당선자가 박 위원장의 든든한 우군으로 꼽힌다.

강 당선자는 2008년 총선 때 박 위원장이 총선 기간 중 유일하게 대전으로 그를 지원 방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박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뢰에 힘입어 19대 국회에서는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와 국회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 당선자는 1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뒤 13대를 제외하고 16대까지 국회의원 5선을 지냈고, 1998년에는 초대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다. 자유민주연합 소속이었던 강 당선자는 2000년 ‘의원 꿔주기’ 사태 당시 이를 반대하다 자민련에서 제명당하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당내 핵심으로 활동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리더십이 있고 정치력을 인정받는 인물로 차기 당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각별하게 챙기는 사람 중의 하나이면서 충청권 대표주자로서의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충청 지역 유일한 새누리당 당선자였던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4선에 성공, 박 위원장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충북지사를 지낸 정우택(3선 충북 청주상당) 당선자와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성효(초선 대전 대덕) 당선자도 향후 대선 정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흠(초선 보령서천) 당선자 역시 박 위원장의 전위대로 대선에서 역할을 하며 충남지역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당선자는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지내며 두각을 나타낸 리더십을 십분 발휘 충남을 중앙정치의 중심으로 만드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 인천, 홍문종-황우여

경기지역 친박계 좌장으로 알려진 홍문종(3선 의정부 을) 당선자가 눈에 띈다. 홍 당선자는 이른바 ‘수해골프’ 파동으로 출당의 수모를 당한데 이어 18대 총선에도 출마하지 못하고 절치부심하면서 국민희망포럼의 경기지역 조직인 ‘경기희망포럼’을 이끌어 박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심’(朴心)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정복(3선 김포) 당선자는 박 위원장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핵심 측근이다. 친박 핵심인 한선교(3선 용인 병) 당선자는 지난 총선에서 친이계에 밀려 공천 탈락하는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돼 박 위원장에게 큰 힘을 보낸 측근 중의 측근이다.

이종훈(초선 성남 분당갑) 당선자는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 교육·노동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재야의 친박 브레인이다.

경기희망포럼 이천시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우(초선 이천)당선자와 친박연대 출신 이우현(초선 용인갑) 당선자도 박 위원장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는 박 위원장과 비대위에서 호흡을 맞춰온 황우여(5선 인천 연수) 원내대표가 친박 핵심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황 원내대표는 ‘수도권 대표론’이 힘을 받으면서 차기 당 대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위원장의 현 비서실장인 이학재(재선 인천 서구 강화갑) 의원과 윤상현(재선 인천 남구을) 의원도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수도권에서 비중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석훈-길정우

서울지역 핵심 친박 인사들은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홍사덕(6선·종로) 권영세(3선·영등포을) 이성헌(재선·서대문갑) 구상찬(초선·강서갑) 김선동(초선·도봉을) 의원이 그들이다.

홍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 1순위에 꼽혀왔을 정도로 박 위원장과 가깝고 경륜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의원은 박 위원장이 직접 임명한 사무총장으로 공천과정을 총괄했으며 낙선 이후에도 박 위원장에게 재신임을 받아 친박 실세로 등극했다. 이성헌 의원은 국민희망포럼을 이끌며 친박에서 오랫동안 조직을 담당했고 구 의원은 2007년 대선캠프에서 공보특보를 지냈다. 김 의원은 박 위원장 비서실 출신이다.

이들은 비록 뱃지를 달지는 못했지만, 향후 대선 정국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원내에서는 낙선한 이들 대신 박 위원장의 정책자문역으로 알려진 강석훈(초선 서초을) 당선자와 길정우(초선 서울 양천갑) 당선자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경제·외교·안보·언론 등 각 분야에서 박 위원장의 공약 실천, 국정 운영을 원내에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례, 안종범-이상일

비례대표 중 친박 핵심은 안종범 당선자가 대표적이다. 안 당선자는 박 위원장의 경제교육, 정책개발 등을 관여해온 핵심 정책 브레인이다. 2007년 박 위원장의 대선 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정책을 입안했고, 지난해에는 새누리당 새 정강ㆍ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새 정강ㆍ정책의 이름인 ‘국민과의 약속’도 그의 작품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이상일 당선자도 원내 신주류 친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원외, 이정현-이혜훈

원외에서는 광주 서구을에서 낙선한 이정현 의원과 총선에는 불출마했지만 이번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이혜훈 의원 등이 눈에 띈다. 두 의원 모두 박 위원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공천 개혁을 위해 친박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기환 의원도 원외지만 대선 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박 위원장이 비대위를 꾸리면서 외부 인사로 참여한 이상돈, 이준석, 조동원 등  비대위원들도 계속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은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원외에서 뛰는 친박 인사다. 신 부소장은 친박 그룹 내에서 알아주는 전략가로 정평이 나 있다.

박 위원장의 선거 유세 일정을 총괄한 이창근 보좌관, 박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안봉근 수행비서, 정호성 비서 등도 숨은 ‘친박’ 인사들이다. 이원기 대변인 행정실장도 친박 그룹의 주요 멤버로 꼽힌다. 전 친박연대 대변인 출신인 전지명 재정위 부위원장도 최근 박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전달 받는 등 대선 가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