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운동본부’ 구성 국민대표로 나서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대선 8개월을 앞두고 ‘안철수 대망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야권 중진의원을 만나 ‘출마 결심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안철수 원장이 여야 정치인들을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돌면서 6월 대선 출마설마저 나오고 있다.

이미 안 원장은 ‘안철수 멘토단’을 통해 정치권 내외인사들과 접촉을 꾸준하게 해왔다. 안철수 멘토단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친이계 윤여준 전 장관을 비롯해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자 친박계인 김종인 교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이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성향의 박경철 치과의사를 비롯해 민주당 김효석 의원, 법륜 스님 등 야권 및 시민단체 인사들과도 연을 이어오면서 이념과 지역, 정당에 상관없이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의 경우 안 원장이 정치 모델로 삼고 적극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잘 나가는 CEO에서 진보진영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제 3신당을 만들어 출마했으나 초반 기세와 달리 5.8%를 득표해 4위에 그친바 있다.

안 원장의 입장에선 문 전 대표는 ‘대권 도전’에 있어 살아 있는 반면교사인 셈이다. 문 전 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 원장에게 ‘당을 만들지 마라’, ‘9월 출마는 늦다’, ‘안철수 대선 출마는 시대적 운명’이라고 적극 지지와 훈수를 던지는 배경이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가 안 원장을 통해 ‘실패한 정치인’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보내고 있다.

안철수 멘토단이 1기 안철수 사람들이라면 안 원장이 대권 출마를 사실상 굳힌 이후 인사들을 2기 인사로 보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는 “이미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정치인들을 만나 자신의 출마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그 중에는 여당, 야당 심지어 청와대 출신 인사까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인사로는 김한길 당선자, 정장선 전 의원이 한나라당 인사로는 원희룡 의원을 은밀하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한 인사는 본지와 만나 “앞으로 ‘중도성향의 합리적 인사’를 대상으로 영입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민주당 인사로는 부산에 출마해 낙선한 김영춘 전 최고를 비롯해 김부겸, 조정식 의원 등 중도 합리적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성식, 정태근 의원 역시 안 원장측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청와대 수석 출신이자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박형준 전 수석 역시 ‘러브콜’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이미 친박 진영으로부터 지난 오세훈 서울시장 ‘무상급식 주민투표’ 배후로 지목된 바 있고 안철수 원장이 급부상한 배경 역시 박 전 수석이 ‘박근혜 견제용’으로 만들어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처럼 안 원장을 지지하는 측에선 MB 정권에서 복무한 청와대 출신을 비롯해 여야 진보단체,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다국적군을 결성해 ‘국민 대표’로 대선 출마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안 원장이 호감을 갖는 인사들의 공통점은 극우적이거나 급진적인 인사가 아닌 중도 성향의 합리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민주당내에서 ‘보수성향’이 강하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진보성향’이 강한 인사들인 다수인 셈이다.

결국 정치권과 안 원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안 원장이 기존 여야 정치권에 흡수돼 ‘부도덕한 집단’,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낙인찍힌 정당에 들어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 보다 포럼 내지 정치개혁 캠페인성 국민운동본부 식의 결사체 구성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다.

한편 반대 진영에서는 안 원장이 ‘이상적이고 안이한 정치 실험을 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안철수 백신이 성공했듯 안철수 대망론의 끝이 어떻게 될 지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은 240일이나 남았고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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