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CC 블루아일랜드 미스터리- ② 탄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매년 3~4월이면 한국과 일본 외교가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독도는 일본 영토이고 일본 위안부 문제에 책임이 없다는 일본 교과서가 대거 통과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계 기업으로 알려진 롯데의 계열사 롯데 건설이 참여한 인천 청라지구 골프장 건설 및 빌리지 사업이 중소기업의 지분을 탈취했다는 진정서가 청와대 및 금감원에 접수돼 해당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그 전모를 알아봤다.

최근 청와대 신문고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 신청서를 보면 롯데 건설과 K건설, 그리고 K 금융사가 공모해 공동 출자한 중소기업의 지분을 저평가해 탈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케이엔와이씨오(KNYCO㈜)와 청라투자개발사 등 중소기업은 블루아일랜드개발의 실질적 대주주인 롯데 건설 및 K 건설사와 함께 지난해까지 인천 청라지구의 골프장 및 페어웨이 빌리지 사업(이하 청라지구골프장사업)을 진행하는 PFC(특수목적법인 Project Financing Vehicle)인 블루아일랜드 개발의 주주들이었다.
양사는 블루아일랜드개발에서 분양대행권, 카트운영권, 골프장 운영대행권, 광고대행권 등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지만 지분율이 낮아 사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소액주주들이었다.

반면 롯데 건설과 K 건설은 지분율 50%를 갖고 있는 맥쿼리청나인베스트먼트와 풋옵션(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 자산을 장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 약정을 맺어 50%를 매입할 의무를 갖고 대신 50%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위임받은 최대 주주사다. 특히 협력사인 K 건설사에 비해 높은 지분율이 갖고 있는 롯데 건설은 블루아일랜드개발의 대표이사에 자사 임원을 파견할 정도로 해당 사업에 우월적 직위를 누리고 있다.

K 금융-롯데 건설 별도 SPC 설립 왜
K 금융사는 블루아일랜드 개발의 PFC 운영을 총괄·대행하는 등 대출관련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 결국 롯데 건설과 K 건설 그리고 케이엔와이씨오와 청투개발, K 금융사는 블루아일랜드개발 사업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관계였다.

이런 관계속에 인천 청라개발사업을 위해 K 금융사는 2010년 10월 SPC를 통해 총 1800억 원대의 자금을 차입했다. 대출금 상환은 최대 주주인 롯데 건설과 K건설이 연대보증을 섰고 대출 위험을 분담할 목적으로 참여하는 주주사들의 보유 주식을 모두 담보로 제공했다.

문제는 블루아일랜드 개발이 채무 불이행을 하면서 발생했다. 기존 대출 1800억 원의 만기인 2011년 11월 24일 준공일이 도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연장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롯데건설과 K 건설은 만기에도 연대보증 연장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블루아일랜드개발은 채무 불이행에 빠지게 됐다. 롯데 건설이 사실상 지배하는 블루아일랜드개발은 롯데 건설 등 대주주에게 주주 의무를 이행하도록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고 결국 당일날 K 금융사는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채무 불이행이 발생함에 따라 K 금융사는 당연히 모든 주주사의 근질권(장래에 발생할 채권을 담보하기위해 은행이 미리 질권을 수치하는 권리) 주식을 매각하고 동시에 연대보증 책임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K 금융사는 본연의 임무 대신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같은 날 롯데 건설과 K 건설에게 중소기업인 케이엔와이씨오사와 청투개발사에 대해서만 지분 18.2%에 대해서 질권을 행사에 두 시공사에게 이들 주식을 수의계약으로 119억 원에 매각했다.

또한 K 금융사가 채무 불이행에 따른 연대보증 책임을 최대 주주사들에게 묻지 않은 배경도 민원인들은 뒤늦게 알았다. 이미 채무 불이행 선언(2011.11.24일) 일주일 전 롯데 건설과 K 건설은 K 금융사를 통해 제2의 목적회사인 블루리건제일차주식회사, 블루리건제이차주식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이를 통해 1900억 원 가량을 조달해 채무 불이행 발생 직전 기존 채무 1800억 원을 변제했기 때문이다.

결국 민원인들은 롯데 건설과 K 건설이 K 금융사와 공모해 연대보증을 연장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배경으로 중소기업인 자신들을 배제하고 소액 주식을 헐값으로 편취하기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런 과정이 단 하루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져 3자 공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분 강탈인가 의무 불이행 인가 ‘논란’
또한 주식 헐값 매각관련 두 개사의 지분은 18.2%인데 S 회계법인(2010년 2월)으로부터 평가액이 870억 원대 가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또 다른 J 회계법인은 8분의 1수준인 119억 원으로 저평가했고 이 가격으로 롯데 건설이 대다수 주식을 매입했다.

특히 민원인들은 자신들이 ‘눈에 가시처럼’ 된 것에 대해 ▲ 사업진행 과정에서 롯데건설의 산업폐기물 불법 매립 등 환경 오염에 대한 문제 제기 ▲ 환경영향평가 기준 축소에 따른 문제점 제기 ▲ 양사가 가진 알짜배기 사업 등을 들었다.

이에 따른 중소기업이자 소액주주인 양 사는 금전적인 피해금액을 자체 평가한 결과 750억 원대에 피해를 입었고 결국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대기업인 롯데 건설과 K 건설은 막대한 지분 평가 차익을 얻었고 블루아일랜드개발의 주식 77.2%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지위를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K 금융사측은 19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답변해줄 수 없다”, “양사랑 관계가 좋고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 “공식적인 루트를 밟아라” 등 자세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구체적으로 별도의 SPC를 설립한 배경, 그리고 지급 보증 연장을 하지 않은 이유, 수의계약을 통해 하루만에 주식을 매각한 배경, 다른 대주주들은 놔두고 소액주주 2개사만 담보권 실행한 이유에 대해 K 금융사측 홍보실을 통해 문의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롯데 건설측 반응은 적극적이었다. 채무 만기일이 도래했음에도 연대보증 연장을 거부하고 시행사인 블루아일랜드개발이 대주주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롯데건설측은 “케이엔와이씨오와 청투개발이 ‘운영권’만 주장하고 협조를 하지 않아서 배제했다”며 “우린 계약대로 할 일만 했을 뿐”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소액주식을 헐값으로 편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롯데 건설측은 “헐값 매각은 말이 안된다”며 “사업공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했고 공사 착공은 2009년경 시작됐다. 그 사이에 주식 평가는 경기 상황에 따라 주식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뿐이고 작년말 우리가 의뢰한 주식 평가를 보면 2600원대가 적정선이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롯데 건설측은 “지금은 주식 가치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며 오히려 양사가 이익을 누린 것처럼 주장했다.

K 금융, ‘묵묵부답’ 롯데건설, ‘계약대로…’
또한 중소기업 2개사만 주식을 매각한 것에 대해 “사전 의무 불이행으로 시행사와 대주주들 사이에 미운털이 박힌 게 사실”이라며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해 시행사와 다른 대주주들이 주식을 매각하라고 합의해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롯데 건설측은 밝혔다. 아울러 공모가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매입한 것에 대해서도 “대주주들이 ‘뭐 하느냐.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고 불만들이 높아서 수의계약으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라지구 골프장 사업의 최대 주주인 롯데 건설이 이미 일주일전에 또 다른 SPC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융통하고 변제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K 금융사가 ‘채무 불이행 선언’을 왜 했는 지에 대해선 K 금융측과 마찬가지로 자세한 설명을 하기를 꺼려했다. 

현재 민원인의 신청을 받은 금감원은 4월 18일자로 K 금융사 조사를 통해 진위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일본계 대기업이 중소기업 지분을 강탈한 것인지 아니면 중소기업이 방만한 투자로 인한 의무 불이행 때문인지 공은 금감원 손으로 넘어갔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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