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를 위한 사회적기업-3.누야하우스

<사진제공=누야하우스>
[일요서울ㅣ강길홍 기자]  ‘사회적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같지만, 공익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발생한 이익을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사회적 목적을 우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SK·포스코·삼성·현대차 등의 대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거나 지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파는 기업’,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는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착한소비를위한사회적기업’ 연재를 통해 ‘함께 사는 세상’에 동참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번호는 친환경 천연비누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누야하우스’ 편이다.

지체장애인 60여명 자립의 꿈…비누에서 천연화장품으로 다각화
사회적기업 인증 이후 매출 2배 상승…근로자 월급도 함께 올라

누야하우스(대표 이금복)는 지난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할 때는 사회적기업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이금복 누야하우스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동정심으로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며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우리 제품의 우수한 장점을 부각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누야하우스는 1997년 은평천사원 부설의 보호 작업장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7년 누야하우스(Nuyahouse)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업자등록을 통해 친환경 제품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이를 통해 40여 명의 중증장애인이 누야하우스의 직원이 됐다. 이후 2009년 예비사회적기업 등록하고, 2010년 중증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12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재 직원은 80여 명이며 이중 70여 명이 취약계층이다.

누야하우스의 주요 생산품은 천연 연료를 사용한 비누·화장품·생활용품 등이다. 미네랄오일 무첨가, 무화학방부제 제품을 지향하는 누야하우스의 천연비누는 자체건조실 운영으로 3개월간의 숙성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또 쿠키·도넛·컵케이크·사과·배·귤·계란·초콜릿 등 80여 종의 디자인을 통해 보는 재미까지 주고 있다. 컵케이크비누의 경우 디자인과 제작방법에 대한 특허까지 등록했다. 이밖에도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도 가능하다. 천연비누는 누야하우스의 전체 매출액의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 8만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누야하우스는 천연비누에 이어 스킨·로션·영양크림 등 천연화장품 30여 종을 선보였다. 색소와 인공향을 넣지 않고, 천연허브 추출물, 천연 올리브오일, 호호바씨 오일, 포도씨유, 현미유 등을 원료로 사용한 천연화장품은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매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방세제·샴푸 등 생활용품 10여 종을 내놓으며 생산 제품을 다각화하고 있다.

 

“품질로 승부하겠다”

최고급 천연 원료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누야하우스의 경영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제품 사용 이후의 만족률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제품 촉감이 부드럽다”, “세정력이 좋다”, “거품이 많다”,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없다”, “향기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뛰어난 품질과 함께 저렴한 가격도 누야하우스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누야하우스 측은 “비교적 임금이 저렴한 장애인 근로자를 비롯해 공익근무요원과 사회적일자리 사업 지원 등으로 인건비를 낮추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제품의 연구 개발 및 생산은 천연화장품 전문업체 (주)닥터메이드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비용을 낮추고 있다.

누야하우스는 주로 OEM으로 판매하던 제품의 자체 브랜드 판매를 위해 쇼핑몰 ‘아인미’(www.iinme.co.kr)도 만들었다. 또 현대Hmall, 핫트랙스, 예스24 등을 통한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도 고요수목원, 목동 중증장애인판매시설, 은평구청 등의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누야하우스의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08년 1억4638만 원에서 2009년 1억6727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고, 2010년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공공기관의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이 3억8500만 원으로 130% 상승했다. 지난해도 4억1900만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올해는 5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이 늘면서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도 함께 상승했다. 2008년 월 평균 11만 원이었던 임금은 2009년 15만 원, 2010년 19만 원, 2011년 20만 원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평균 30만 원의 임금이 지급될 전망이며, 최고 70만 원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도 생겼다.

누야하우스가 추구하는 미래상은 시장에서의 경쟁력 증진을 통한 장애인 근로자의 양적·질적 고용 향상이다. 일반기업과 비교했을 때 임금이 적어 보이지만 지적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일반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보호자들은 월급이 없어도 좋으니 다니게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한다. 또 장애인 근로자들이 4대보험에 가입되면서 가족들에게 보호만 받던 이들이 의료보험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경우도 생겼다. 무엇보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장애인 근로자의 월급이 함께 높아지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금복 대표는 “사무직 직원들은 정부에서 인건비가 지원되기 때문에 회사의 모든 수익은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으로 쓰이고 있다”며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경우 모든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lize@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