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관운… 원내대표부터 새누리 첫 당대표까지

새누리당 첫 당 대표로 수도권 5선 중진 의원인 황우여 전 원내대표가 당선됐다. 황 신임 대표는 지난 15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총 유효투표 가운데 3만27표를 얻어 2위인 이혜훈 의원(1만4454표)을 두 배 이상 차이로 따돌리고 대표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황 대표가 새누리당 첫 당 대표에 오를 수 있었던데는 친박(친박근혜)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실제 그는 15∼18대 국회의원을 거치면서도 뚜렷한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지난해 5월 원내대표에 당선될 때도 당시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에 맞서는 소장ㆍ쇄신파, 특히 친박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황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부터 최근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할 때까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호흡’을 잘 맞춰 박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이 당선에 결정적이었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박심(朴心·박근혜)에 의해 원내대표에 이어 단숨에 당 대표로 직행하는 저력을 과시하게 된 것이다.

최대의 화두 ‘공정한 경선관리’

황우여 대표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12월 치러질 대선 승리, 곧 ‘정권 재창출’이다. 당장 8월로 예상되는 당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고 잡음 없이 치러내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친박과 비박(非朴ㆍ비박근혜) 대선주자 간 ‘경선 룰’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황 대표가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2006년 강재섭 전 대표 체제에서 1년여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친이-친박간의 물밑조율 속에 경선 룰을 만드는 등 대선후보 경선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박 주자들이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반대입장인 박근혜 전 위원장과 인식의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어떻게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나갈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한다, 안 한다 결정되지 않았다. 여러 문제가 없는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계파 없이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6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어떤 전제도 없이 내부검토를 하겠다”면서 “논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관련 자료도 모아야 하는데 그런 작업을 당 사무처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룰 변경이 민감한 문제인 만큼 자문위원회에 이와 관련한 논의를 맡기는 것이 친박계 일색의 지도부가 져야할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내부검토’가 ‘검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당헌당규상 경선룰 변경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자문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최고위원회의에 있기 때문이다.

황우여는 누구

황 대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감사원장 시절 감사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것이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됐다. 15대 총선 당시 이회창 선대위의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국회에서 전국구로 금배지를 단 뒤 16대부터 19대 총선까지 내리 4번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화합의 리더십’으로 통한다.

사법고시 10회에 합격한 뒤 독일 마르부르크필립대에서 헌법학을 공부하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환학자로 일한 헌법학자이다.

청주지법 제천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민사지법 및 제주·인천지법 부장판사, 춘천지법 및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회창 총재 시절인 1998년 원내부총무, 서청원 대표 시절인 2002년 정책위부의장, 강재섭 대표 시절인 2006년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7대 전반기 국회 교육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한국기독교정치연구소 대표,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 남북조찬기도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1947년 인천 강화 출생 △제물포고 △서울대 법학과 학·석·박사 △사법고시 10회 △청주지법 제천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감사원 감사위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정책위부의장·사무총장 △국회 교육위원장 △국회인권포럼 대표 △15~19대 국회의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