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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가 개원했다. 지난 주는 여야 모두 개원도 하기전 '홍역'을 치뤘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비례대표 부정선거'로 후폭풍이 거셌고 새누리당은 '형식적' 전당대회를 맞추고 본격 지도부가 친박 체제로 바뀌었다. 민주당은 본격 전당대회 시즌을 맞이해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이어질지 촉각을 모았다. 

강기갑 비대위원장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사태가 극에 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민주노총을 찾아 머리숙여 사과를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선거로 촉발된 당권파와 비당권파 파워 게임은 폭력사태까지 일으키며 진보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통진당은 19대 총선에서 지역 7석 비례 6석을 얻어 원내 3당을 이뤘다. 특히 정당득표율의 경우 10.42%(111만9천명)을 얻어 득표율에 따른 정당 의석수 배분을 통해 6석을 가져갔다. 통진당 진성당원이 최대 10만명이라고 보고 이를 제외하면 100만명의 일반 국민이 지지해준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통진당 사태로 인해 100만의 일반 국민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나마 남은 진성당원들마저 갈라져 향후 통진당의 앞날이 더욱 암울하게 됐다.

뱃지는 ‘하늘’이 당직은 ‘박심’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당원과 대의원 8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지난 15일 일산 킨덱스에서 열렸다. 총 8명의 후보자가 참석해 열띤 연설과 지지를 호소했다. 결과는 친박 황우여 후보가 가뿐하게 당선됐다. 대통령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황 신임 대표가 당선되자 오히려 주목받은 김무성 전 원내대표였다. 황 대표가 순조롭게 당 대표에 선출되고 원내대표 역시 ‘박심’을 얻은 것에 비견해서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10년 5월에 단독으로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돼 선출됐지만 그 과정에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했다.

친이 친박간 조율에 ‘박심’을 얻기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황우여 대표는 2011년 5월 2차 결선까지 갔지만 무난하게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이번 새누리당 1차 전당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고 끝내 백의종군해 당의 분열을 막았다. 이에 친이 친박을 떠나 차기 당 대표감으로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박심은 황우여 전 원내대표였고 김무성은 없었다.

특히 부산 출신 서병수 의원이 당권도전설이 나오면서 김 전 원내대표의 자리는 더 좁아졌다. 결국 두 인사 모두 당권 도전을 포기했지만 아쉬움이 더 큰 것은 김 전 원내대표일 수밖에 없다. 뱃지는 ‘하늘’이 주지만 공직은 ‘박심’이 준다는 말이 단순히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국회 친인척보좌관 채용에 ‘눈물 흘리는’ 구직 보좌관
최근 새누리당 A 의원이 선거전후로 보좌진 7명을 내쫓고 친인척으로 대체함으로서 한두달 남은 세비를 집안식구끼리 가져간 게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인턴 직원 2명을 포함해 한 국회의원이 거닐 수 있는 보좌진은 총 9명. 300명의 19대 당선자가 새롭게 시작하면서 2700여명의 보좌진이 구성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선이라는 정치적인 큰 행사로 인해 보좌진 채용이 최대 100대1이 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출신은 새누리당으로 민주당 출신은 민주당으로 ‘편가르기’가 심해지면서 보좌진들이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수행기사와 여비서 자리가 경쟁이 치열하고 또 쉽게 자리가 나지 않는 곳이다. 수행기사의 경우 국회의원의 동선을 꿰뚫고 있어 ‘비밀유지’가 생명이다보니 높은 ‘로열티’가 요구되고 있다.

자칫 의원 개인 일정이 외부로 새나갈 경우 정치적 생명이 날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비서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의 정치자금을 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경험과 신뢰가 중요해 구직이 쉽지 않은 자리다.

한편 지난주 여야 상임위 선택이 마무리되고 제2차 보좌진 채용이 이번주 막이 오르면서 구직하지 못한 예비 보좌진들이 재차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정책 보좌관과 비서관 두자리를 구하는 국회의원들의 공채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9대 국회 개원
여야는 국회법에 따라 19대 국회를 오는 6월 5일 개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특히 19대 공천과정에서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로 바람을 일으키려 했지만 오히려 ‘이정희 여론조사 조작의혹’으로 반감되고 한명숙 대표의 ‘무분별한 공천’으로 새누리당에 패했다.

한나라당 또한 ‘불법 민간인 사찰’에 따른 ‘MB 정권 심판론’이라는 파도를 만났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 ‘싹쓸이’를 하면서 과반의석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후 문대성 당선자 ‘논문 표절 의혹’에 김형태 당선자 ‘제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두 인사 모두 새누리당을 떠났지만 뱃지를 달고 19대에 입성한 이상 두고두고 걸림돌로 남을 전망이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더 심각하다. 통진당 사태가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향후 MB 정권과 새누리당을 향한 공세에 힘이 빠질 공산이 높게 됐다. 민주당 역시 통진당과 정책 연합을 해야 하지만 묘책이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19대 일부 당선자들이 개원도하기전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고 여야가 도덕적으로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향후 의정활동을 어떻게 할지 국민들은 눈여겨보고 있다.

mariocap@ilyose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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