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폭발지수(VEI) 4~5 정도에 이를 것"

▲ 백두산 천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얼마 전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고 예상을 한 일본 화산학자가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그 규모가 미국 세인트 헬렌스산 분화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도호쿠대 명예교수(화산학)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백두산 분화 규모는 화산폭발지수(VEI) 4 또는 5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산폭발지수(VEI)란 0부터 8까지 9단계로 나눠져 한 계단씩 올라갈 때마다 폭발력은 대체로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히로미쓰 교수가 언급한 1980년에 일어난 세인트헬렌스산 분화가 VEI 5였고, 지난해 아이슬란드 분화가 VEI 4를 기록했다. 백두산은 이미 지난 10세기에 VEI 6∼7의 거대 분화를 일으켰던 적이 있다. 

다니구치 교수가 지난 10세기 때의 분화보다 이번에 예상하는 규모가 작은 이유도 분명하다.

그는 “백두산의 거대 분화는 45만년 전과 8∼9만년 전, 2만5천년 전, 1천년 전에 일어났다”며 “마그마가 1만년 이상 쌓여야 일어날 수 있는 거대 분화가 (10세기 이후) 1천년 만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는 자신의 주장이 전제가 생략된 채 전달돼 오해가 일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해명은 자신이 북한이나 중국의 논문 등을 분석한 결과, 백두산 분화가 일본 대지진과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과거 사례를 토대로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전후 백두산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계산한 결과 ‘2006∼2019년'이나 '1993∼2032년’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니구치 교수는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예측하기에는 과거 분화 사례(14∼20세기 6회)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확실히 아는 사례를 토대로 계산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한편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규모 8.0 이상 일본 대지진이 방출하는 에너지와 핵실험 에너지는 단위가 다르다”며 “북한이 백두산 안에서 핵실험을 하더라도 지하 마그마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니구치 명예교수는 일본 화산학계의 권위자로 남북한, 중국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화산 활동을 장기간 연구해온 인물이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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