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차남-김종필 장녀 결혼 ‘朴 건너 사돈’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상 새누리당내에선 ‘밤의 대통령’으로 통한다. 당내 대적할 경쟁자가 없는데다 당 밖에서도 ‘박근혜 대세론’은 막강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승리를 위해 선거 기간 동안은 대외 활동을 자제했다. 임기말 대통령이 언론에 노출될수록 표가 떨어지고 ‘MB 정권 심판론’이 먹혀들어갈 것을 우려한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박 전 위원장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유력한 대선 주자의 밀월관계는 아직까지 유효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파이시티 비리 사건처럼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또 다른 정권 권력형 비리가 더 드러날 경우 박 전 위원장으로서 MB 정권과 차별화 전략을 꾀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와 현직 대통령간 가교 역할을 누가 하고 있느냐가 대선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에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집권 여당에선 코오롱사를 주저 없이 지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코오롱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사장을 역임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코오롱 창업주인 이원만 창업주의 둘째 이동보 회장과 1974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장녀 김예리씨와 결혼한 사실도 한몫하고 있다. 당시 이들의 결혼에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가 대통령 조카 사위인 김 전 총재와 이 창업주 집안과 연결시켜주기 위해 적극 주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3대 이웅렬 회장 박지만-신삼길 ‘술친구’로 유명
두 부부가 ‘성격차이’로 이혼하기 전까지 코오롱家는 박근혜 전 대표와 ‘한 다리 건너’ 사돈지간이었던 셈이다. 또한 2대 회장인 이동찬 명예회장의 장남 이웅렬 회장과 박근혜 전 대표 남동생 박지만과의 ‘친분’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신삼길 회장과 함께 ‘술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인사의 인연은 박씨가 20대였던 육사 생도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때 어머니를 잃은 박씨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육사에 입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탓에 사관학교를 안 다니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차지철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씨를 찾기위해 동분서주했고 이를 피해 숨겨 준 인물중 한 명이 이웅렬 회장으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는 배경이라는 얘기다.

이런 인연에다 이 회장의 부인 이름이 서창희씨인데 박지만 부인 이름이 서향희로 오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회장과 박씨의 친분으로 이 회장이 자신의 처가쪽 사람인 서씨를 박씨에게 소개시켜줬다는 게 그럴듯하게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법률 대리인 역할을 자청하는 김재원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코오롱家 사람들의 이런 이력과 인연 때문에 박 전 위원장과 이 대통령이 ‘갈등’을 겪을 경우 코오롱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중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포항 출신으로 고향 선후배인 이동찬-이상득 관계에 이웅렬-박지만 인연, 그리고 한 때 ‘한 다리 건너 사돈’이었던 코오롱家가 MB 정권에 이어 ‘박근혜 대세론’이 계속되면서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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