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요원이 미국 스파이로 활동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 앞으로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국가안전부(국정원에 해당) 부부장의 보좌관 한 명이 중국 해외 첩보와 관련된 정보를 수년간에 걸쳐 미국에 넘겨준 혐의로 1월부터 3월 사이에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 보좌관은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 측으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이 부부장과 관리의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 보도에 이어 홍콩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신웨이(新維) 6월호에서는 “이 관리가 추진(邱進) 국가안전부 부부장의 보좌관이다”라고 전하며 “사건 관련자가 35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신웨이가 지목한 추 부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동맹(共靑團)의 핵심 인물로,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의 최측근이라고 알려졌다.

반면 홍콩의 인터넷 매체 밍징왕(明鏡網)은 지난 2일 베이징(北京) 소식통을 인용, “체포된 인사는 루중웨이(陸忠偉) 국가안전부 부부장의 보좌관이다”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부부장으로 임명된 루중웨이는 상하이(上海) 출신 일본 전문가로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현재 밝혀진 바로는 이번 체포된 관리가 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홍콩에서 근무하던 중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미인계(美人計)에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격노했으며, 2월 중순 대대적인 스파이 활동 관련 조사를 지시했다. 때문에 핵심 정보관계자와 국가 정책 입안과 분석을 다루는 연구소 연구원들의 해외출장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한편  뉴욕 타임스의 1일 보도에 의하면 “스파이 혐의 관리에 대한 체포 시기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실각을 가져온 왕 부시장의 미국 영사관 진입 직후”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해당 스파이 문제가 공개될 경우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금까지 서로 함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일 스파이 사건에 대한 질문을 거부했으며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스파이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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