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은별 기자] 경찰이 위장 사망 논란이 제기된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의 유골 중 뼛조각 일부를 확보해 DNA 검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이 5일 밝힌 바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말 국내 모 납골당에 안치한 조씨의 유골 중 뼛조각을 유족들로부터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조사를 의뢰했다.

DNA 조사 결과는 한 달 정도의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뼛조각을 화장 뒤 수거한 것이어서 DNA가 제대로 검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1일 조씨가 지난해 12월19일 0시15분께 중국 청도 위해시에 위치한 해방군 제404병원 남방의과대학병원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씨에게 다단계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조씨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위장 사망’이라는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해 왔다.

조씨는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투자자 4만~5만여명을 모아 3조 5천억원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도주했다.

이번 ‘조희팔 사건’은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 사기사건으로 꼽히던 JU그룹 사건 피해액인 2조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라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조씨가 총경급 간부 등 경찰 관계자들에게 사건 무마와 밀항을 부탁하며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 안팎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조씨가 잠적한 뒤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이 사건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공범인 A사 전 운영위원장 최모씨와 같은 회사 사업 단장이었던 강모씨를 지난 16일 중국에서 강제송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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