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 라덴 제거 이후 최대 성과”, 드론 효율성 각인

▲ 알카에다 2인자 알리비 美 드론 공격으로 사망 <사진=SBS 보도화면 갈무리>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오사마 빈 라덴의 조직으로 유명한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 아부 야히야 알리비가 미국 무인공격기 드론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사망한 알리비는 알카에다의 실제적 수장으로서 미국은 이번 작전을 지난해 5월 오사마 빈라덴 제거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공격은 4일(현지시간) 아침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주요 근거지인 파키스탄 북와지리스탄 지역에서 이뤄졌다.

그동안 미국은 인공위성과 감청장비 등 첩보력을 총동원해 알리비를 추적했고 5일 저녁 작전에 성공했다. 파키스탄 정보 관계자도 알리비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의 시신을 식별한 방법 등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이 공격으로 3~5명의 무장 조직원이 숨졌으며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추가 보도한 반면 BBC는 알리비를 포함해 1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최근 이 지역에 7차례나 드론 공격을 퍼부은 미국은 자세한 작전 경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이 드물었던 것으로 보아 미국이 그의 소재를 파악한 후 공격을 집중한 것으로 보여진다.

대테러전문가 이반 콜만은 AP통신을 통해 “빈라덴 제거 때와 마찬가지로 메시지 연락책을 추적해 소재를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영상물을 자주 활용한) 알리비 추적에 비디오테이프가 활용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비 사살 작전 성공에 미국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알리비는 알카에다의 작전을 총괄했던 인물”이라며 “알카에다의 소멸이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알리비는 미국에게 굉장히 성가신 존재였다.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수감돼 있던 그는 2005년 탈출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알리비는 탈출 후 영상물을 만들어 수감 생활 중 경험한 미군을 겁먹고 패배적이며 소외된 모습으로 묘사해 미국의 신경을 긁었다. 이후 미국은 그의 목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이후 알카에다의 영웅으로 떠오른 알리비는 조직 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히며 빈라덴 사후 알카에다를 이끌어온 아이만 알자와히리에 이은 2인자에 올랐다.

특히 알리비는 2인자였지만 ‘알카에다의 사실상 전부’라고 전해질 만큼 파키스탄 등에서 벌이는 일상적인 작전을 지휘하고 해외지부와의 연락을 총괄하며 사실상 지도자 역할을 했왔다.

한편 이번 작전은 대테러 전에서 드론의 효율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미군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드론의 사용을 선호해왔다.

이로써 파키스탄 등의 “드론의 자국 내 작전은 주권 침해다”라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드론의 출격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드론은 군사작전과 더불어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드로윌슨센터의 애론 데이비드 밀러 연구원은 AP통신에 “알리비의 사망이 오바마를 대테러전쟁을 이끄는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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