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계파간 이합집산이 5월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당초 강경 친이의 친이재오계가 밀고 있는 3선의 안경률 의원이(부산 해운대 기장을) 차기 원내 대표로 유력하게 점쳐졌다.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수장이자 이재오 특임장관을 필두로 ‘개헌몰이’을 통해 결속력까지 과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내대표 경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온건 친이계인 친이상득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3선의 이병석 의원이(경북 포항북구)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자력’으로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는 친박계 후보로부터 결선 투표에서 지지받을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실제로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의석수는 총 171석. 여기에 친박계인 미래희망연대(8명)와 합당이 성사되고나면 179석이다. 친이재오계로 알려진 ‘함께 내일로’ 회원수는 70여명대, 친박계는 희망연대 포함 60여명대로 늘어나고 나머지가 중립내지 친이상득계라는 점에서 친박계 의원과 친이상득계 의원이 연대할 경우 이 의원의 당선은 무난할 전망이다. 나아가 지난 2010년 4월말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 의원이 막판 친이계와 친박계 합의로 추대된 김무성 원내대표에 ‘양보’한 이력 때문에 당내 ‘동정론’까지 한몫하고 있다.

또한 친박계 후보로 거론되는 이경재, 이한구 의원은 친이 친박으로 구도가 짜여질 경우 당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친박과 친분이 깊으면서 중립성향인 4선의 황우려, 3선의 이주영 의원 출마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내에선 보고 있다. 하지만 두 인사 역시 당내 확실한 기반이 없다는 점에서 당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측은 안 의원이다. 안 의원은 당내 국회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1대 1 스킨십’을 최근 들어 부쩍 많이 갖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에게도 SOS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원내 대표 선거 특성상 동료 국회의원들이 무기명으로 투표한다는 점에서 맨투맨 선거 방식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당내 선거지만 이 의원이 안 의원을 상대로 당선될 경우 친이상득계와 친박근혜계의 연대가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합의가 깊다. 일단 친이재오계의 당내 주도권이 다소 좁아지면서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친SD계가 결국엔 친박과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설(說))만 무성했을 뿐 구체적인 행동이 없었던 친SD계와 친박 진영의 연대 전선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달 앞으로 다가온 원내 대표 경선이 주목받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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