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의 궈 타이밍회장(오른쪽)이 지난 4월 1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에서 열린 아시아 보아오 포럼에서 하이난 항공의 천펑 회장과 전략협력협정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보아오(중국 하이난성)=신화/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애플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郭台銘ㆍ62) 회장이 우리나라 국민성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만 온라인 매체 ‘나우뉴스’ 등 복수 매체는 19일 “궈 회장은 전날 신베이(新北)시 폭스콘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나는 일본인을 십분 존중한다. 일본인은 상대방의 얼굴 앞에서도 아니라고 말한다. 절대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며 “하지만 가오리방쯔(高麗棒子)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오리방쯔(高麗棒子)란 일본이 중국을 점령하던 시절 일본 앞잡이로 나선 한국인을 부른데서 유래된 단어로 오늘날 중국인 사이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욕설이다.

궈 회장의 이번 발언은 일본 전자업체 샤프와의 협력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3월 샤프의 주식 10%를 인수할 당시 사진을 주주들에게 소개하면서 일본을 치켜세우며 한국 국민까지 폄하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이어 “샤프의 첨단기술은 삼성전자보다 우수하다”며 “샤프와 협력해 삼성을 이길 것”이라고 덧붙여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궈 회장은 또 최근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영토 분쟁이 한창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와 관련해 “댜오위다오를 사들여 일본과 공동 개발하고 싶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궈 회장의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한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졌고, 중국 네티즌들마저도 “일본에 나라까지도 팔아먹을 위인”이라는 등의 강력한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궈 회장은 이미 말실수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지난 1월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에서 열린 직원 야유회에서는 “매일 100만 명의 동물을 관리하느라 골치가 아파 죽을 지경”이라며 직원들을 동물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한편 궈 회장의 팍스콘은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지에 공장을 둔 근로자만 120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제품 하청 생산업체다. 하지만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임금으로 최근 2년간 무려 17차례 근로자 투신사건(사망 14명)이 발생해 ‘자살공장’이란 오명을 얻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미국 노동감시단체 공정노동위원회(FLA)로부터 현장 근로환경 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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