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4·27 분당을 보선에 출마한 손 후보의 ‘나홀로 선거’ 전략 때문이다. 손 후보는 분당을 유세에 나서면서 대여 공세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중산층 공략에 초점을 맞춘 만큼 네거티브 선거전은 구시대적 선거 방식이라는 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고민이 여기서 나온다.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선택한 선거 방식이지만 대여공세 부재는 야권 지지층의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야권이 이번 재보선의 키워드로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손 후보의 미온적인 선거 방식으로 인해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손 대표는 지난 14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에도 일단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보다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미래 성장 동력 등에 대한 비전 제시에 주력하는 현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의 대야 네거티브 공세에도 무대응으로 맞설 방침이다.

또 나홀로 선거 운동 방침에 맞춰 당 차원의 선거지원도 고사하고 있다. 강재섭 후보처럼 당 내 유력 인사들을 총동원하는 방식 대신 밑바닥 민심을 샅샅이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현 정권에 대해 실망한 보수층을 비롯한 중도성향의 유권자 공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여 공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령층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각자 다른 성향의 유권자들을 고루 포섭할 수 있다는 것.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의 선거 방식이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손 대표가 정권에 대한 비판의식을 상실하고 우클릭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해석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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