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추모행사 참석 100일간 北 체류

▲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남측본부 의장 권한대행)이 지난 2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범민련이 밝혔다. <평양=뉴시스>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무단방북 후 5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오는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귀환직전까지 북한의 대남 비방과 선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대남선전 인터넷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4일 “노씨의 불법 방북은 정의로운 애국적 장거”라고 선전했다.

노씨는 김정일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3월 24일 정부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베이징을 통해 방북했다.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노씨는 3개월이 넘는 체류기간 동안 적어도 37차례에 걸쳐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서거는 민족 최대의 슬픔” 등의 언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 일정이 장기화된 것은 김일성 100회 생일(4월 15일) 직후 귀환할 계획을 가지고 방북했으나 남한 4월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종북(從北)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항공편으로 입북한 노씨를 판문점으로 내려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군이 주도하고 유엔사가 관할하는 군사분계선(MDL)을 무력화 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열렬한 환송행사를 한 뒤 곧바로 남측으로 넘어와 체포되는 장면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려는 의도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입북으로 시작해 친북 언행의 부각 이후 판문점으로의 귀환은 북한이 1989년 8월 임수경씨와 문규현 신부를 귀환 시킬 때부터 써먹었던 방법이다.

당시 서울올림픽 개최로 체제경쟁의 패색이 짙어지자 북한은 이듬해 13차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임씨 등을 몰래 불러들여 체제 선전에 활용했던 바가 있다.

北 “남측 체포방침 파쇼적 탄압”

북한은 4일 우리 정부가 무단 방북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을 체포할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파쇼적 탄압 기도’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노수희 부의장의 평양 방문은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하고 정의로운 애국적 장거로서 결코 문제시되거나 파쇼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 부의장에 대한 보수당국의 날로 노골화되는 파쇼적 탄압 기도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또 한 차례의 악랄한 부정이며 자주통일 시대를 지향하는 온 겨레에 대한 참을수 없는 도전이다”라며 “반통일 폭압책동에 더욱 매달리고 있는 보수당국의 처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재차 ‘죄악에 죄악을 덧쌓는 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그(노수희)의 귀환을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는 행위는 전체 민족성원들의 단호한 배격을 면할수 없다”고 밝혔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서기국도 나섰다. 전날 우리민족끼리에 투고를 작성해 “이명박 일당이 끝끝내 반민족적, 반통일 악법인 보안법 칼날을 휘둘러 노수희 부의장을 감옥으로 끌어간다면 겨레의 더 큰 분노와 규탄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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