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대선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여름철 한 중심의 뜨거운 태양 열기와 함께 2012년의 대선 정국이 뿜어내는 열기가 온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의 제17대 대통령 선거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경제’라는 가치를 선점하고 유권자들의 심리에 맹렬하게 파고들면서 노무현 지지층의 분열을 이끈점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이명박 후보가 경제인 출신이라는 접점이 형성되면서 ‘경제 발전’과 ‘민생 현안’은 난공불락의 MB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전 2002년 12월 19일에 치러진 제16대 대통령 선거는 거의 이회창 대표의 압승으로 점쳐졌으나 두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 노사모로 대표되는 네티즌의 영향력과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군 장갑차에 숨진 두 여중생 사건이 분위기를 뒤엎었다.

반미 감정이 격화되고 국민들 감성을 파고드는 민주당 측 선거 전략이 주효하는 가운데 정몽준의 노무현 지지 철회 역풍이 불어 닥쳤다. 정몽준은 대선투표 하루 전날인 12월 18일 저녁 10시에 민주당과의 선거공조 파기를 선언했다. 노무현 후보는 설득을 위해 심야에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함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다. 기자들에 둘러싸여 기다렸으나 정몽준 대표 집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역풍이 몰아칠 찰나였다.

대한민국은 2012년 12월 19일 또 제18대 새 대통령을 뽑는다. 벌써 한 다스가 넘는 정치인·비정치인·전직 지사·현직 지사·전직 교수·현직 교수가 모다 ‘내가 적격자’라고 나서고 있다. 5공 신군부정권의 6·29 항복 선언을 기점으로 해서 한국사회의 정치 지형은 의회 권력과 행정부 권력을 동시에 쟁취 하는걸 허락치 않았다. 2004년의 탄핵정국 같은 강력한 비등점이 존재하지 않는 한 기적에 가깝다.

올해 새누리당은 의회 과반을 점유했다. 이점이 새누리당 박근혜 측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은 모두 정치경험이 부족하거나 전무하다는데서 마음을 달래고는 있지만 민심 향배를 걱정하는 빛이 역력해 보인다. 걱정되는 만큼 서로 비판하는 수위도 높아질 것이다. 비판은 정권 쟁취를 위한 정치의 속성이다. 이런 정치영역에 속한 평가를 그대로 흡수할 수 없으므로 유권자 갈등이 커진다. 당파싸움의 해악이 나타나는 것이다.

당파싸움과 계파싸움으로 지새우는 희망 없어 보이는 나라 청년들이 국가에 감사하고 옳은 투표권 행사를 하려할 리 없다. 대통령의 자리라는 것이 모든 권력의 집합체요 출발점이며 준 입법적인 권력까지 독점하는 자리다. 이런 막중한 자리가 심한 정치 불신을 기반으로 인기투표 같은 형식으로 진행돼 온 점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선거시기의 시대 운과 선거기간의 시 운에 의해 뽑혀졌기 때문에 5년 임기 후 절대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충분하고도 가혹한 검증을 거쳐야 된다.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과 정책적 방향이 뚜렷하고 그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에서 안개를 느끼는 후보자는 위험천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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