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배지·참모 46명 박근혜 캠프 ‘성골’도약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새누리당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가 10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경선체제로 돌입했다.

여야 대권 후보중 지지도·인지율 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인 만큼 메머드급 경선 캠프가 꾸려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작지만 강한 캠프’로 구성되면서 눈길을 모았다. 특히 최경환 의원이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인선에 참여해 ‘신흥 친박 그룹’을 형성했다.

당 일각에서 박근혜 캠프에 ‘성골이 형성됐다’, ‘제2의 안국포럼’이라는 질투어린시각마저 받고 있다.

특히 ‘원조 친박’이라 할 수 있는 친박 인사들이 대거 경선 캠프에 배제되면서 친박내 파워 게임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정 지역에 특정 인사에 편중된 인선라는 지적마저 나오면서 캠프 출범초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박근혜 경선 캠프 인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후친박(신친박)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고 선친박(원조친박) 인사들이 ‘2선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친박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총괄본부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홍문종(경기의정부을 조직)·윤상현(인천남을 공보)·이상일(비례대표 대변인)·안종범(비례대표 정책)·강석훈(서초을 정책)·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이학재(인천서구강화갑 비서실장) 등 현역 의원 8명이 핵심부서를 맡아 주도적으로 캠프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전직 의원으로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이종혁(부산진을 정무특보)·조윤선(18대 비례 대변인)·김호연(천안을 총괄부본부장)·김장수(18대 비례 정책)·유정복(경기김포 직능)·이인기(경북칠곡 직능위원) 등이 6명이 경선 캠프에 발을 들여놓는 행운을 붙잡았다.

또한 전현직 의원 14명의 캠프 업무를 지원해주는 실무자들 구성에 있어서도 현직 의원들을 보좌하거나 했던 보좌진 15명으로 실무를 꾸리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실무진으로 이상일 대변인의 이동빈 보좌관 강석훈 정책위원의 김춘식 보좌관 안종범 정책위원의 이희동 보좌관 이학재 비서실장의 남호균 보좌관 등이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친박 현역 의원에 친박 보좌관 세트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대구/경북 득세 ‘PK 홀대론’ 확산
특히 이번 경선에 참여한 전현직 의원이 대다수 최경환 본부장과 이런저런 친분이 얽혀 있어 ‘최경환 사단’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또한 신흥 친박들이 대거 참여해 ‘신흥친박 전성시대’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경선 캠프 구성에 있어 수도권 및 TK(대구/경북)출신 인사들이 중용돼 ‘PK 홀대론’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박근혜 후보의 취약지구인 만큼 윤상현 이상일 의원과 조윤선 전 의원은 모두 서울·수도권 인사로 채웠다. 아울러 직능과 조직본부장을 맡게 된 유정복(경기 김포)·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도 수도권 출신이다.

또한 TK 출신 최 본부장의 직간접적인 입김으로 경북 영주 출신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인기 안종범(대구출신) 등이 있다. 반면 PK 출신으로 전현직 의원은 이주영 특보단장과 이종혁 정무특보 뿐이다. 이는 실무진 15명 보좌진 인선에도 ‘PK 인사’가 드물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캠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무성 전 의원 지역구를 이어받은 서용교(부산 남구을) 의원도 배제됐다.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류였던 PK 출신 인사들이 여당이 ‘박근혜 체제’로 바뀌면서 비주류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PK 홀대’ 현상은 대선공약기획단 구성에서도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단 정책위의장인 진영(서울 용산) 의원이 단장을 맡고, 재선의 유일호(서울 송파을)·초선의 길정우(서울 양천갑)·류성걸(대구 동갑)·이종훈(성남 분당갑) ·전하진(성남 분당을)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경기대와 숭실대 교수 출신인 민현주 김현숙 비례대표 의원도 참여했다. 기획단에 포함된 8명의 의원 중 7명이 서울·수도권이고, 류 의원만 지역구가 대구이다. PK 출신은 한명도 찾아볼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박 후보 모교인 서강대 인맥 역시 약진하는 모습이다.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가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서강대 총동문회장 출신인 김호연 전 의원이 총괄부본부장을 맡으면서 ‘서강대 대통령 만들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원명부유출, 사무처·전현직 사무총장 ‘불똥’
상황이 이렇다보니 캠프에서 소외된 친박 인사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당장 당 사무처에서부터 불거지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한 인사는 “당 사무처가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는 게 당연하지만 캠프내 사무처 출신 인사가 단 한명뿐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지인중 한 국장의 경우 사표를 던지고 캠프로 들어갈려다 ‘자리가 없다’는 말에 다시 복귀하는 헤프닝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당 사무처의 신뢰와 위상이 떨어진데는 올해 초 ‘250만 명 당원 명부 외부 유출’건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원 명부 유출건’은 신흥 친박 인사들이 권력의 주도권을 본선까지 잡기위한 빌미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경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원조 친박 인사나 기타 친박계 의원들을 ‘견제’하는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경선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권영세 전 의원의 경우 사무총장 시절 당원 명부 유출에 대한 책임 때문에 캠프 구성에서 배제했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나돌았다. 또한 ‘당원 명부 유출건’은 현 서병수 사무총장(부산 해운대 기장갑)까지 불똥이 튀면서 향후 당 사무처 중심의 공조직 위주의 캠프 구성에서 주도권을 잡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경선 캠프 인사들이 ‘점령군’ 행세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원조 친박 인사들에 대한 후친박 인사들의 견제는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선친박 인사로는 김무성·김재원·유승민·이혜훈·이성헌 전현직 의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 인사들은 경선 캠프에 불참하거나 2선 후퇴해 관망하고 있다. 그 추측도 각양각색이지만 주도권을 잡은 신친박 인사들의 ‘견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재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07년 경선 당시 대변인과 네거티브 대응팀을 담당한 핵심 인사였다. 하지만 이번 캠프에선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 대신 국정원 2차장인 김회선 의원(서초갑)이 네거티브 대응팀을 구성해 별도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캠프내 소문이 그럴듯하게 돌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일요서울]과 13일 통화에서 “네거티브 대응팀이나 사무실 존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25년 국정원 경력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는 “공식적인 직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궁극적으론 법률가 출신이 캠프에 없기 때문에 법률지원팀이 있어야 된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하는 편”이라고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이성헌 전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홍문종 의원과 함께 조직총괄부본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경선 캠프 조직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처지에는 지난 2007년 8월 부산저축은행의 개발사업 중 아파트 건립사업과 관련해 인허가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캠프내 조직 주도권 경쟁에서 재판이 반대편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조친박, “경선이후 변화 있을 것” 예고
이밖에 김무성 전 의원의 경우 4월 총선 당시 ‘백의종군’ 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경선 캠프 불참’을 언급한 후 국방위원장직을 맡아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두 인사 불참 배경에 ‘최경환 불화설’부터 박근혜 후보와 ‘서먹해진 관계’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경제통’ 이혜훈 의원은 당 최고위원으로서 경선 캠프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화두를 던진 김종인 선대본부장과 반대편에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 사이에 입지를 넓히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친박 의원실 한 인사는 “서울대 박효종 교수의 ‘5·16 발언’처럼 실언이 계속되거나 캠프내 파워 게임이 노골화될 경우 본선에서 주도권은 다시 바뀔 수 있다”며 “박 전 대표는 한 특정 그룹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원조 친박의 대반격을 예고했다.
 
mariocap@ilyoseoul.co.kr

MB ‘성골’출신 안국포럼의 ‘흥망성쇠’
AF001~AF010중 001번(이명박)과 009번(조해진) ‘생존’

박근혜 경선 캠프가 이너서클에 성골 집단으로 지목되면서 2007년 이명박 전초기지였던 안국포럼을 연상케하고 있다. 안국포럼은 2006년 6월말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서흥빌딩 11층에 캠프를 열었다.

명칭은 ‘안국포럼’(Anguk Forum). 이로 인해 핵심 인사들 30명을 추리고 사칭을 방지하기위해 명함에 ‘AF’에다 001(이명박 대통령)을 붙여 핵심 인사들을 관리했다. 당시 ‘AF-030’까기 고유 코드번호가 적힌 명함을 나눠 가졌고 이는 곧 이명박 후보(AF-001)가 대통령이 될 경우 ‘공신록’ 최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골든 키’였다.

실제로 MB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상위 번호 10번중 7명이 국회의원이 됐다. 이춘식(002)·정두언(003)·백성운(005)·정태근(007)·강승규(008)·조해진(009)·권택기(010)이 당사자다. 004번인 김백준씨는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 ‘대통령 집사’ 역할을 수행했고 006번이던 박영준씨는 청와대·총리실·차관직 등 요직을 거치면서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권력 투쟁도 있었다. 정두언 그룹과 박영준 그룹의 주도권 다툼이 있었다. 급기야 정두언 그룹은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2선 후퇴’를 주장하며 선상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가 실패로 돌아갔다. ‘소장파’로 변신한 정 의원이 개국 공신이지만 MB 정권에서 ‘빛’을 보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6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 대통령 최측근이자 성골이었던 안국포롬 멤머들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거나 초야에 묻혀 조용하게 지내야만 되는 처지에 몰려 있다. 003번이던 정두언 의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로 법원의 영장심사를 앞두고 있다.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회기가 끝나면 검찰 소환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정 의원과 파워 게임을 벌이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로 구속된 상황이다. 004번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불명예 사퇴했다.

배지를 달았던 멤버들중 009번인 조해진 의원만 무사하고 나머지 이춘식·백성운·강승규·권택기 정태근 의원들은 19대 공천을 아예 받지도 못했거나 무소속으로 나가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국포럼 멤버였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포럼 중간에 들어온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SLS 이국철 회장의 청탁대가로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영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기말 청와대 주변에선 ‘화무십일홍’, ‘권불오년’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10일을 못가고 무소불위의 권력도 5년을 가지 못한다며 우회적으로 박근혜 캠프에 ‘경구’를 보내고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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