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희 <사진출처 = YTN뉴스 방송화면 캡처>

[일요서울 |정시내 기자] 미국이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비밀문서를 공개했다.

이 비밀문서에는 미국이 1987년 11월29일 발생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직후 김현희를 직접 조사했고, 그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문은 적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무부가 18일 ‘대한항공 858(Korean Air Flight 858)’ 제목의 ‘비밀문서’ 57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주한미국대사관이 1988년 2월 본국에 보고한 전문에 따르면 미국 관련당국자들은 KAL기 폭파사건 직후 김현희를 직접 조사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당시 조사 중이던 미국 정보당국이 확보하고 있던 북한 공작원 26명의 사진을 김현희에게 보여주며 ‘접촉했던’ 인물을 확인하도록 했다. 여기서 김현희는 유럽의 베오그라드와 부다페스트에서 접촉했던 인물 3명을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조사관들은 김현희를 ‘북한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인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김현희에 대한 직접 조사와는 별도로 외국방송정보서비스(FBIS·중앙정보국 산하기관)를 통해 김현희가 1988년 1월15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분석했고 특유의 억양과 어휘로 북한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은 당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했으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88 서울올림픽과 연말 대선, 정권교체 등을 감안해 보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1월14일 제임스 릴리 주한 미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김현희에게) 새 옷도 사주고 63빌딩에도 데려갔다”면서 “군사보복을 원하는 한국인들이 있지만 보복은 마지막 옵션”이라고 밝힌 것이 전문에 담겨있다.

한편 미국 대사관측은 이날 오전 대한한공의 국제관계담당자(B.H. WON)와 접촉했으며, 대한항공 측에서는 실종사실과 115명이 탑승하고 있었음을 확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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