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에는 돈과 관련해 상반된 대목이 나온다. “포도주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지만, 돈은 모든 문제에 답을 준다” 그러면서도 구약성서는 “돈에 대한 사랑은 모든 해악(害惡)의 근원이 된다”고 경고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돈이 어려운 문제에 해답도 주고 행복도 살 수 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면서도 구약 성서대로 돈을 사랑하게 되면 해악을 자초한다. 돈의 노예가 되면 돈 벌기에 미쳐 가족의 행복을 희생시키고 부정을 저지르며 때로는 살인까지 범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돈을 많이 가져야 행복이 보장된다며 돈을 벌기위해 많은 걸 희생한다. 과연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간은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모든 해악의 근원이 되는 건가, 의견이 분분하다.

때마침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교수가 돈과 행복지수에 관해 분석한 글을 미국 신문에 실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엘리자베스 던 교수와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노턴 교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교수들은 공동으로 “행복한 돈: 소비의 과학“ 저서를 출판할 예정이다. 그들은 “만약 내가 많은 돈을 가졌다면” 제하의 칼럼을 미국 뉴욕타임스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7월 11자에 기고하였다.

두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편안하게 경제적 생활”을 영위할 만큼 돈을 가진 사람들은 궁핍 계층 보다는 행복을 더 누린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두 교수들은 “편안한 경제적 생활” 수준에서 돈을 더 추가로 벌게 된다고 해서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편안한 경제생활을 영유하는데 소요되는 돈은 개인과 국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대략 연간 수입 7만5000달러(한화 8300만 원)를 편안한 경제생활 기준치로 잡았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5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간 수입 7만5000달러 이상 수입 가족은 일상생활에서 그렇지 못한 계층 보다 행복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렇지만 7만5000달러가 넘을 경우 그에 비례해 행복감이 더 크게 증대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컨대 연간 2만5000달러 수입 가족이 그 두 배가 넘는 5만5000달러를 벌게 된다 해도 그 가족이 느끼는 행복감은 그 전의 두 배로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3만 달러를 더 벌어들여 100% 이상을 늘렸지만 그들이 더 느낀 행복감은 겨우 9% 증가로 그쳤다고 한다.

돈과 행복 지수에 관한 두 교수의 연구결과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지수는 거기에 비례해 증폭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도리어 돈은 벌면 벌수록 더 더욱 움켜쥐려는 과욕과 사치스런 물건을 사려는 탐닉에 빠져들게 한다고 한다. 돈의 노예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행복의 열쇠는 돈을 더 벌려 버둥대는 것 보다는 돈에 대한 욕구와 탐닉을 내려놓는데 있다.

구약성서대로 “돈은 모든 문제에 답”을 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돈을 사랑하면 모든 해악의 근원이 된다.” 돈에 환장하게 되면 인생을 망친다는 말이다. 돈을 너무 사랑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을 비롯 측근들이 줄줄이 오랏줄에 묶여 감옥으로 끌려가는 추한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돈과 행복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비가 새지 않고 하루 세끼 먹을 수 있으며 가족이 건강하면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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