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충청표 캐스팅보드 역할론에 이명수(선진통합당)의원 영입 추진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진지한 프리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진영이 지원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근혜 캠프 핵심들은 안 원장의 출마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고 안 원장을 견제할 다양한 방법을 강구중이다. 우선 친박은 충청권이 이번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청권 표심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강구중이다. 친박은 충청권 공략을 위해 충청권 인사 영입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선진통일당(전 자유선진당) 출신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진당의 핵심인사 중 일부가 친박과 접촉한 끝에 선진당을 탈당할 계획이라는 첩보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이와 관련해 특정 인사가 충청권 인사의 핵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선진당의 분열이 가속화됨에 따라 선진당 인사들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진당을 탈당한 인사들 중 일부는 특정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진당 인사를 둘러싼 대선후보들의 쟁탈전이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4·11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선진당이 빠른 속도로 분열하다 대선을 앞두고 결국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선진당은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당화 논란으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선진당은 지난 5월 29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 명부 조작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에 앞선 지난 25일에는 67명의 당원들은 이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하는 사태가 발생해 파장이 일었다.

선진당 중앙위원회 및 서울시당 당직자 67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우리는 어려움과 즐거움, 고통과 성취감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했던 선진당을 떠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떠난다는 착잡함 보다 최근 이 비대위원장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당의 암담한 현실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당(私黨)을 만드는 데만 골몰했고 많은 당직자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명변경과 정강정책 개정을 실질적인 의견수렴 없이 강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남은 이들도 변심의 조짐

선진당이 내홍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대선 캠프들은 여러 통로로 인재를 빼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마치 콘도르가 죽어가는 짐승을 발견하고는 그 짐승의 죽음을 기다리며 주변을 선회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선진당과 캠프 양쪽 모두 아직 구체적으로 캠프 합류인사들에 대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 주변에선 여러 소문이 분분하다.

여러 해석과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귀를 솔깃하게 하는 내용이 최근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그것은 “박근혜 캠프가 선진당 이명수 의원을 영입할 계획”이라는 소문이다.

선진당을 구성하는 핵심 지역구의원을 살펴보면 논산의 이인제 대표, 서산의 성완종 의원, 아산의 이명수 의원 등 3인방과 비례대표 2명 등 모두 5명이다. 여기서 이 의원이 친박으로 영입될 경우 선진당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충청권 표심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친박의 선진당 의원 영입추진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를 비롯한 김용환 전의원, 강창희 국회의장 등은 충청권 표심을 확보하는데 충청인재 영입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여러 대상자를 물색한 끝에 이 의원을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대선은 박 후보와 안 원장이 맞붙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약 30만표의 박빙으로 대선승패가 가려질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30만 표가 충청표심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주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후보가 득표수 1201만4277표로  48.9%를 획득해 당선되었으며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는 득표수 1144만3297표로 46.6%를 획득, 약 50여만표의 득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친박뿐 아니라 모든 후보들에 있어 충청권 공략을 위해 선진당 인사 영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 의원 영입 추진은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캠프 간에 선진당 인재 영입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예상이다.

▲ 이명수 선진통합당 의원

친박의 밀사는 누구?

친박이 선진당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친박의 밀사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의 탈당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밀사가 강창희 국회의장”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의원은 빠르면 이달 초 경에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과 함께 선진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의회 의장 등이 이 의원의 지지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이 의원측 주변에서는 탈당을 서둘러야 한다고 독촉하고 있다. 현재 선진당의 분위기로 미루어 친박으로 합류가 지체될 경우 아예 합류가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경은 선진당의 유령당원 수사와 정책개발비 횡령(김광식 전 선진당 사무부총장, 현 이인제 비서실장)등에 대해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탈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이 의원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 이 의원은 8월 말 이전에 새누리당에 입당하기로 강 의장과 협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8월 중 안 원장이 전격 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타진되는 것도 이 의원 8월 입당 추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안 원장의 출마 이후에는 모든 초점이 안 원장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 전에 자리를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친박 진영의 핵심인사들은 이 의원의 영입 계획이 사전에 드러날 경우 선진당의 공세를 받아 영입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보고 극비리에 이 의원과 접촉해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친박 주변에서는 “이 의원이 탈당할 경우 성완종 의원까지 포섭해 새누리당으로 끌어들일 계획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친박 핵심들은 선진당의 두 의원을 영입할 경우 아산 (총선기준, 선거인수 약 21만명)와 서산태안(약 16만명)등 37만명과 그 밖의 주변지역까지 확산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선진당 내부에서는 이미“ 이 대표의 사당화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 의원이 탈당을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조만간 이 의원이 새누리쪽으로 거처를 정하고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자리를 옮길 경우 충청권 인사들의 친박러시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5월 29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내우외환을 수습하지 못해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대표는 당의 양대 중심축 이었던 이회창·심대평 전 대표의 이탈 이후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이인제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잠재움과 동시에 대선 후보를 결정해 당의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27일 대전 서구 만년동에서 열린 중앙당직자·대전시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에 참석, “양대 정당에 절망하는 국민들과 함께 대선 후보를 꼭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 분열로 계획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 측 인사인 전덕생 경기도당위원장 등 일부 당직자들은 “지난 5월 29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령 대의원을 만들었다”며 이 대표 등을 지난 6월 21일 경찰에 고발했다.

또 정당 보조금이 축소돼 사무처 당직자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정년, 희망퇴직, 경영상 등의 이유로 10여명을 해고했고, 이에 사무처 직원들은 사무처구조조정 대책위원회를 꾸려 “불법적인 대량 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사무처 직원은 이번 구조조정이 ‘이회창 지지 세력 축출’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진지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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