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결단 임박자발적 봉사조직 ‘인산인해’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권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차기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에세이 출간, 방송출연 이후 대학 강연, 북콘서트,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활동 등이 예견됐지만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출간 정치와 방송 출현이후 높아진 인기로 인해 여야로부터 ‘견제’를 심하게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안 원장측은 정치권과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준비된 플랜’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경선이 끝나는 8월 20일과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는 8월 25일 사이 ‘안철수 재단’의 공식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또한 9월 29일 추석을 전후로 대선 후보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대규모 출정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의 지지도가 높아진 만큼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정운찬-안철수 연대설’부터 ‘김한길, 안철수 영입론’까지 여야는 온통 ‘안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양상이다.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를 기대하는 인사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여야 중도합리적 세력을 중심으로 안철수 옹립을 위해 여의도내 사무실을 개소하고 자발적 지지모임인 ‘철수산악회’(엄대우 회장)와 조직 연대를 꾀하는 등 외곽 조직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美 오바마 캠프 봉사자 안철수 行?
하지만 안철수 원장의 ‘뜻’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보이기 전까진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안 원장에 몰리는 인사들이 과거 손학규 고문을 지지했던 인사들부터 박근혜 캠프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는 친이계 인사들까지 다양해 다국적군 모양새를 띄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미 민주당 경선 당시 자원봉사자로 띈 재미교포 2세인 에나벨 박(44)씨가 안철수 원장의 SNS 자문역을 맡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에나벨 박씨는 미국 하원의원 일본군결의안 통과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또한 이를 위해 UCC 동영상을 제작하고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했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의 개혁적인 유권자 풀뿌리 운동 ‘커피카피’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로 인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풀뿌리 유권자 운동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그녀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북한’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활발히 벌이면서 안철수 교수 멘토로 불리는 법륜 스님과 한국 방문 때마다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에나벨 박이 안철수 자문역할을 할 때 법륜 스님과의 인연이 한몫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의 출마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정황만큼 대중들은 안철수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언제 ‘세’를 규합하고 대선 출마 선언식을 가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하계 정치권 일정이 안 원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 수 있는 한 단초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비정치적인 일정으로 현재 한 여름밤을 달구고 있는 런던 올림픽은 8월 13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휴가철 역시 7월말 8월초가 피크. 그 이후에는 다소 피서객이 줄어들면서 일상으로 돌아온다. 반면 여야 정치 일정은 이보다는 훨씬 길다. 이미 시작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8월 20일 끝난다. ‘박근혜 대항마’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무난히 박 후보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수재단측 “당초 기대보다 한발 더 나아가”
새누리당 경선이 끝나면 8월 25일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본격 시작된다. 30일간 진행되는 민주당 경선은 9월 16일까지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올 경우 막을 내리지만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9월 23일날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민주당 경선 역시 ‘김두관 돌풍’이 불지 않을 경우 ‘문재인 대세론’이 지속되면서 ‘흥행 열기’는 높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안철수 원장이 새누리당 민주당 경선 중 움직임을 갖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안철수식 타이밍 정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선 새누리당 경선이 끝나는 20일 이후부터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는 시점 25일전에 갖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민주당 경선이 끝난 9월 16일이나 23일 이후에 파격적인 행사를 가질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이 할 수 있는 대규모 이벤트로는 내부적으로 출범식을 갖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이 제시되지 않은 ‘안철수 재단’이 있다. 안 원장의 사재 1500억 원을 출연해 만든 안철수 재단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활동은 보이질 않고 있다. 단지 안 원장이 밝혔듯이 ‘국민참여형 기부형태의 재단’, ‘IT 관련 노약자, 저소득층 지원’, ‘기부 문화 활성화 조성’, ‘자발적 기부자 참여 유도’ 등이 알려진 게 전부다.

안철수 재단 출범 관련 재단측은 지난 3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빠르면 8월 중순 늦어도 9월초에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해 구체적인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사업 내용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인사는 “지지부진한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출범식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오고 있었다”면서 “재단 활동이 자칫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어 조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안철수 재단’ 공식 출범식을 가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재단측 인사는 “아직은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할 수도 있고 조용하게 넘어갈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오히려 재단측은 ‘안철수 원장과 재단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재단 사업이 공개될 경우 ‘공익 재단으로서 출범할 당시 강조해온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획기적인 사업이 공개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소한 기존 기업인들의 장학재단 수준에 머물러 말만 사회 환원일뿐 ‘생색 내기용’이나 ‘진정성 없는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닌 국가와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추석민심’ 출마여부 분수령
재단측에서 밝히고 있듯 재단 사업과 안 원장 개인과는 ‘별개’라는 점에서 대선 출정식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국민참여형’이라는 점에서 지지자들은 자발적 조직들을 묶는 ‘세규합’의 중심적인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야권은 내다보고 있다. 시점 역시 재단측에 의하면 새누리당 후보가 결정된 이후가 될 공산이 높다.

이런 점에서 재단 출범식은 곧 ‘안철수 대선 출마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추석전 ‘대권 출마 선언’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최대 명절을 앞두고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고 다시 국민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 재단의 대규모 사업 시작을 전후로 대국민 여론 향배와 지지율 추이가 곧 안철수 출마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