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중국에서 114일간 구금됐다 풀려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의 얼굴에서 외부 충격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타박 흔적이 8일 발견됐다. 정부는 이 흔적이 고문의 증거로 입증될 경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방침이어서 추가 검사결과가 주목된다.

김씨는 이날 전주의 한 병원에서 받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양쪽 광대뼈와 근육 사이에서 타박 흔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씨는 "의료진이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고문 여부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냈다"며 "정부와 협의해 다음 주쯤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내과 검진에서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현재 뚜렷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없지만 고문으로 인한 불면 증세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측은 "전문가들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김씨에게 정신적인 피해 증상이 100%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앞서 7일 "김씨의 정신적인 증상도 고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선진통일당은 이날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조사단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김영환 등 한국인 4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문 등 가혹행위 의혹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촉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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