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동석 기자] 통합진보당의 대주주격인 민주노총이 전면적 지지를 철회하면서 당내 구당파권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통진당 당원 7만여명 중 35천명이 민주노총 소속. 이들이 탈당행렬에 동참한다면 당 존립이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신당권파의 분당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는 동시에 창당에 가속화가 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14일 새벽, 13차 중앙집행위 회의를 통해 11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중앙위원 39명 중 27명이 통진당 지지 철회를 결정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회의 직전 통합진보당에 지지를 호소했던 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깊은 사죄의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이 무산된 이후 통진당의 혁신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민주노총의 지지철회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구당권파는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고, 신당권파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어정쩡한 동거도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창당 9개월여 만에 반토막이 난 한국 진보정당의 현실은 또다시 정치 노선과 내부 부정으로 분열하는 모양새를 거듭하고 있다.  

당내 신당권파에서 탈당과 창당의 주축 그룹인 혁신모임13일 민주노총의 중앙집행위 회의를 앞두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창당 논의에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이 신당권파의 창당에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노총도 신당 창당을 당분간 관측하는 쪽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 지지철회를 두고 민주노총의 주체적인 결정이라면서도 새정치특위 등 조직 내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정치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탈당에 이어 새로운 진보 정당의 활로를 열어가는데 중심추 역할에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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