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경선자금 재원 마련은 어떻게?

[일요서울 | 정찬대 기자]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문으로 대선경선 후보들의 대선자금에도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억 원이 소요되는 경선자금이 어떻게 마련되고, 또한 실제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느냐는 것이 주요 대상이다.

여야 예비후보들은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억 원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출마 전부터 상당히 고심한다.

지인들로부터 차용해 충당하거나 후원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기도 하며 부족한 경우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다. 1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경선비용은 그나마 낫다. 본선에 접어들면 천문학적인 돈이 소요되며 이 때문에 ‘돈 선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적잖은 돈이 소요된다. 일단 당내 대선후보 경선기탁금만 해도 새누리당은 2억 5천만 원이며, 민주통합당의 경우 4억 원(예비경선 1원 원, 본경선 3억 원)이다. 여기에 중앙선관위에 납부하는 기탁금은 6천만 원. 후보 등록을 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3~5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사무실 임대료 및 관리비, 각 캠프 활동비 등을 포함하면 액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국고로 선거비용을 보전 받는 본선과 달리 당내 경선은 모든 비용이 후보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돈 마련’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각 후보들은 경선비용의 상당액을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경선후원금은 아직 후보가 결정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각 캠프에서는 대선비용 법정 한도액인 28억 원에 한참 못 미친다며 ‘돈 가뭄’이라는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다.

새누리당, 차용 및 담보대출로 자금 마련  

새누리당 유력대선 후보인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삼성동 자택을 담보로 1억 2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은 여의도에 100평 규모의 선거사무실 얻는 보증금(1억 2천)으로 충당됐다. 또한 경선 기탁금은 지인에게 빌려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선거사무실의 월 임대료는 천만 원이 넘는다. 여기에 관리비나 운영비는 별도로 추가되기 때문에 상당한 금액이 매달 지출된다. 또한 10여 차례 진행되는 합동연설회마다 동영상을 제작해야 하고 선거인단 모집을 위한 홍보물 제작비에도 적잖은 돈이 들어 간다.

박 후보는 지난달 22일 후원회 계좌를 개설했다.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한 통화에 3천원을 내는 ‘개미 후원금’ 모금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큰 모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는 16억 2천341만 원을 썼다. 그리고 이 중 14억 9천751만 원을 후원금으로 충당한 바 있다. 현재까지 정확한 액수는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전과 비교하면 낮은 금액이라는 것이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후원금 막힌 비박후보, 연금 등 사비 충당

김문수 경기지사는 직장인 신용 대출로 1억 원을 마련해 캠프 사무실을 얻었다. 90평 규모의 사무실 보증금은 5천만 원 가량이며, 매달 임대료만 천만 원 정도를 지출한다. 이 역시 관리비 및 운영비 등은 별도로 책정된다.

도지사직 유지로 인해 아직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그는 당 경선 기탁금 2억 5천만 원만을 납부한 상태다. 물론 이 돈은 지인에게 빌려 마련했다.

나머지 자금은 후원금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8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경선비용은 은행대출도 받고, 후원금도 받고 하는 식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는 재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1억 원을 대출받았다. 여타 후보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비용은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빠듯하긴 마찬가지다. 90평 규모의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보증금의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무실(보증금 2천300만원)을 구했으며, 월 임대료는 20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후보는 대통령실장 퇴직 당시 일시불로 받은 공무원연금 2억 원과 지인들이 후원해준 후원금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새누리당 당사가 있는 한양빌딩 9층에 선거 캠프를 마련한 그는 보증금 천만 원에 월 임대료 30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안상수 후보는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가 아닌 마포구에 마련했다.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인들로부터 3억 원을 차입한 그는 경비 절감을 위해 기획사에 맡기는 동영상 제작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안 후보는 현재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대선보다는 경선 자체에 목적을 둔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출마라는 것이다. 어쨌든 그는 선관위 미등록으로 현재 6천만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민주 ‘기탁금 비상’, 자금 마련에 고심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탁금을 내고 있다. 예비경선(컷오프) 참여 시 1억 원을, 본경선 참여 시 3억 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컷오프를 통과한 최종 5명의 후보는 모두 4억 원의 기탁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선관위에 납부하는 6천만 원의 기탁금을 포함하면 액수는 늘어난다.

경선자금 운영의 투명성 면에서 여야 후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그는 투명한 선거를 강조하며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매주 선거비용 및 정치자금 사용 명세를 공개하고 있다.

문 의원이 지난 6일 공개한 경선자금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부터 8월 5까지 총 11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후보에 비해 적지 않은 금액이 모금됐지만 법정 한도액인 28억 원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문 후보는 350평 규모의 선거사무소 보증금으로 1억 8천800만원,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1억 1천150만 원을 지출했다. 또한 SNS 유지비 등 직접적인 선거비용으로는 746만원을 사용했다. 지역순회 경선이 치러지고 결선투표까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출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후보는 6천만 원의 선관위 기탁금을 지인에게 빌려 납부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4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손 후보는 후원회 등을 통해 경선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액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문 후보에 비해 다소 적은 금액이 모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손학규 캠프 측은 270평 규모의 선거사무소 임차비와 인테리어 비용 6천만 원, 사무실 인건비 1천500만 원 등을 지출한 바 있으며, 향후 고정 경비로 선거사무원 급여 및 일반 운영비 등을 합쳐 월 3천여만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출 및 차용 통해 경선자금 마련

김두관 후보 역시 후원금, 출판기념회 수익금, 지인들을 통한 차입금 등으로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또한 그를 지지하는 국회의원과 캠프 관계자들의 사비로 활동비 등을 마련하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160평 규모의 선거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증금 없이 월 2천여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 또한 홍보 및 인쇄물 제작에 1억 3천여만 원을 지출한 상태다. 특이한 점은 캠프 관계자 대부분이 무임금으로 그를 돕고 있다는 점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돈이 없는데 선거를 치르는 것을 보면 용하다”며 “사무실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원봉사처럼 일하고 있다. 순수하게 김 후보를 돕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크게 들어가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후보는 후원금과 개인자산이 경비의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초 사무실을 개소한 뒤 기탁금 1억 6천만 원과 사무실 운영비 등 천만 원을 합쳐 모두 2억 원 가량을 지출했다. 이후 본경선 기탁금 3억이 추가 지출됐으며, 홍보비 등은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박준영 후보 역시 경선자금 대부분을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과 자산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선거사무실을 여의도가 아닌 마포에 뒀다. 경비절약을 위해서다. 박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9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기탁금은 대부분 차용해서 납부했으며, 후원금이 들어오면 이는 상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급한 대로 일단 차용해서 쓰고 있지만 현재 들어오는 후원금이 그리 많지 않아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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