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를 ‘그년’ 이라고 썼다. 그는 새누리당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 공천 장사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않고…”라고 했다.

‘그년’ 막말에 대해 한 네티즌이 항의하자 그는 트위터에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이라며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년’에 대한 비난이 격화 되어가자 그는 7일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라고 변명했고 ‘그녀는’으로 수정한 글을 새로 게재했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더 저돌적으로 나섰다. 그는 민주당 회의에서 “그 표현(그년)은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분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왠지 그 때는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나의 실수가 하나의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라며 ‘그년’이 ‘내심’이었음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년”에 대한 분노가 더욱 격렬해지자 그는 다음날인 9일 “저의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거듭 유감을 표합니다”며 말을 바꿨다.

이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동료 여성 의원을 트위터에 공적으로 ‘그년’으로 썼다는 것은 자질을 의심케 하기에 족하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그년’ 발언이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여성 전체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한 심각한 여성 모독성 비하발언”이라며 차기 선거 때 낙선운동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은 이 최고의원의 당직 사퇴, 윤리위원회 제소, 국민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미국 국회에서는 2009년 9월 조 윌슨 하원의원이 연설 중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 한다”고 고함쳤다가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윌슨의 지역구 유권자들은 그의 라이벌인 롭 밀러에게 기부금을 몰아주기 시작했고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아들 넷이 모두 정부가 운영하는 ‘공짜’ 군인건강보험의 혜택을 입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년’으로 그치지 않고 말을 네 번이나 바꿔 너무 경망스럽다는 비난도 받는다. 그는 처음 항의가 제기되자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년’에 대한 힐난이 격화되어가자, 그는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라며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고 후퇴했다.

하지만 민주당 회의에서 “더 세게 하지”않았느냐는 지지발언이 나오자 그는 다시 태도를 바꿨다. ‘그년’ 이란 욕이 자신의 “내심”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년”에 대한 책임추궁이 더 더욱 강렬해지자 “거듭 유감을 표합니다”고 꼬리를 내렸다. 인간 이종걸의 얄팍하고도 파렴치한 ‘내심’을 드러난 네 번의 말 뒤집기였다.

그 밖에도 이 최고위원은 지난 날에도 막말을 쏟아냈다는 추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8년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국민 사기극으로 정권 잡은 이명박”이라고 내뱉었다. 530만 표의 압도적 다수표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을 사기 범으로 몰아댄 것이다. 그는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장관, 차관,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 모두는 이명박 졸개들”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을 사기 범, 장 차관들은 “대통령의 졸개”, 집권여당 여성 의원은 “그년”이라고 거침없이 내뱉는 폭언 상습자이다. 말도 네 번이나 바꿨다. 그는 앞으로도 또 어떤 막말을 쏟아낼지 불안하다. 막 말을 한 번도 아니고 거듭 해대는 국회의원에게는 험한 입을 막을 재갈이 요구된다. “유감”표명으론 넘어갈 수 없다. 엄한 징벌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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