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씨의 사인이 단순한 심장마비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종친회로부터 제기돼 주목된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은 이씨가 사망한 직후 “심장마비가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사망 장소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나가사키에 있는 호텔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왜 이씨의 사망 장소가 잘못 알려지게 되었는지 의혹을 남기고 있다. 특히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망 당시 이씨의 얼굴과 몸이 검게 변해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일각에서도 이씨의 사망 이면에 심장마비가 아닌 또 다른의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이 문제를 두고 의문이 꼬리를 물 전망이다.그러면 사망장소가 왜 국내 언론에 잘못 알려지게 된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이씨가 사망한 지난 16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국내 언론은 이씨가 사망하자 “일본 나가사키의 한 호텔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요서울> 확인 결과 이씨는 나가사키가 아닌 아카소카에 있는 로얄프린스 호텔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나가사키는 일본 북부지역인 규슈에 있는 지역이고, 아카소카는 동경 신주쿠에 있는 호텔이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아카소카 로얄프린스 호텔은 영친왕이 일본으로 유학왔을 때 살던 곳이었다”면서 “패전 이후 조선 황족이 떠나면서 일본 정부가 호텔로 바꿨지만 원래는 왕족이 살던 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곳 3층 202호실 화장실에서 숨을 거뒀다.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호텔 벨보이가 며칠씩 우유나 정기간행물이 쌓여있는 것을 의심해 신고했다”면서 “경찰 입회하에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씨는) 유카다(일본식 잠옷)를 입고 변기에서 45도 기울인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씨가 왜 집을 두고 이곳에 가게 됐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도 아직 공개되지 않아 심장마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 듣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또 다른 의문은 이씨의 사인이다. 호텔 벨보이에 의해 처음 발견될 당시 이씨의 얼굴과 온몸은 새까맣게 그을린 채로 방치돼 있었다.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이씨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벨보이가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증언했다”면서 “종약원측에서 일본 경찰의 초동수사 결과를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로 운구된 유해가 이미 표백됐고, 내장도 방부제 처리가 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일본 경찰은 이씨의 시신이 발견된지 3일 후인 지난 19일 오전 9시에 부검에 들어갔다. 이씨의 부검 당시 한국인 입회는 전혀 없었다. 일본 경찰의 연락을 받은 나시모토 집안(이씨의 외가쪽)만이 부검에 입회했다. 대동종약원은 부검이 끝난 뒤, 표백처리까지 마친 유해를 인도받은 게 전부다. 종친회 일각에서 이씨의 사망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동종약원측은 공식적으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이 자칫 다른 방향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는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내비치고 있다.대동종약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유해가 한국으로 운구되는 동안 옥체가 상할 수 있어 방부제 처리를 했다는 얘기를 일본측으로부터 들었다”면서 “부검결과도 이미 넘겨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친회측은 의혹의 끈을 좀처럼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나시모토 집안에서 이씨의 유해를 밀장(비밀장례)한 뒤, 화장하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종친회측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나시모토 집안은 이씨의 어머니인 이방자 여사의 친가. 일본 왕족 집안으로 일본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터라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종친회 관계자는 “일본 검찰의 제안으로 나시모토 집안이 총재님의 옥체를 밀장하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나시모토 집안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해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일본에서 의도적으로 이씨의 시신을 숨기려는 것이 아니었는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영친왕을 일본으로 끌고간 것도 모자라 황세손마저 화장하고 숨기겠다는 의도가 아니고 뭐겠느냐”면서 “일본측에 황세손으로서 예우를 강력히 요구하지 않았으면 옥체는 화장 당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전주이씨 종친회 Vs 황실 후손 ‘힘겨루기’ 속사정

- 양자택일 문제 놓고 ‘티격태격’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양자택일 문제가 황실 후손과 이씨 종친회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 황실 후손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단독으로 양자를 지명한 게 화근이었다. 대동종약원은 22일 빈소가 마련된 창덕궁 낙선재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이원씨를 이구씨의 양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고종의 둘째 아들인 의친왕의 9남 충길씨의 맏아들이다. 미국 뉴욕에서 유학을 마친 뒤, 현재는 현대홈쇼핑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황실쪽 후손들은 이번 결정이 서둘러 진행된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비둘기집’으로 유명한 이석씨는 “장사도 안치른 상황에서 서둘러 양자를 택일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3년 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장사는 치른 후 논의해야 되는 게 순리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이씨는 특히 자신들이 양자 택일 과정에서 배제된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이씨는 “의친왕 계열의 황손이 대부분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배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 체제로 간다면 친일 잔재를 이어가는 꼴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의친왕 둘째 딸인 이해원 옹주도 “낙선재를 이어가는 것은 종약원의 권리사항이 아니다”면서 “충분한 동의절차를 거쳐 양자를 결정해야만 가족간의 화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동종약원측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집안일이다.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조만간 공식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 ‘돈보다 생명을’… 노조원들은 알까(?)


대대적인 병원파업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노조측은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분만실, 신생아실 등에 필수 인력을 배치하고 있어 진료 업무에는 별 차질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거점 병원의 경우 파업 참가 노조원들의 농성으로 주변을 지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원들이 외치는 구호소리와 각종 유인물 쓰레기 등도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환자들이 잇따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노조원들 위로 보이는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현수막이 유난히 대조를 띠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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