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종인 국민행복특위 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투톱’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다.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원조’인 김종인 위원장에게는 정책 수장역할을, ‘국민검사’로 불리는 안대희 위원장에게는 정치쇄신ㆍ부패척결의 선봉장을 맡겨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 안 위원장은 향후 중앙선대위에서 강력한 쇄신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정책쇄신 부분을, 안 위원장은 당내 정치쇄신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이들 두 사람은 이미 전화통화를 통해 “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힘을 합할 것을 다짐했지만, 두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 경선캠프에서 일한바 있는 한 인사는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캠프에서 투톱을 이룬 김-안 위원장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결국 대선 승리라는 성적표를 받아 안는다면 두 사람이 차기 국무총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새누리당을 이끌 당시 비대위원으로 영입돼 총선 승리에 기여했으며 경선캠프에서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박근혜 후보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급부상하면서 ‘차기 총리 1순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예비내각)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은 ‘내가 대통령이 된 뒤 어떤 사람과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섀도 캐비닛은 박근혜 전 위원장과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 주제로 대선 전에 최소한 핵심부처 3~4명의 명단이 나와야 대선 때 내걸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난달 23일 “(예비내각에 함께할 분을) 찾은 분도 있지만 공개하기는 그렇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섀도 캐비닛이 이렇다고 발표할 일은 아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자신의 총리설과 관련해선 “저를 가지고 그런 거는 이야기를 하지 마시라”면서 “저는 지금 나이가 벌써 70이 넘은 사람이라 그런 욕심이 하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총리행(?)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안대희 위원장이다. 안 위원장은 이번 캠프 인선 결과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다. 안 위원장의 이번 캠프 합류 행보가 대법관을 마치고 감사원장·국무총리를 지낸 뒤 여당 대선후보가 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이 대법관 퇴임 48일 만에 정치권에 들어온 것이 ‘포스트 박근혜’를 노린 것 아니겠냐는 해석 때문이다.

안 위원장과 특수부에서 근무했던 한 검찰 간부는 “인생의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본다”며 “그 이유가 아니고서는 해석이 안 된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을 아주 잘 아는 전직 검찰 고위간부는 “꿈이 큰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위원장은 “나는 그런 정도의 거물이 아니다. 그런 자질도 없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지금은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붙여, 향후 본격 정치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렇듯 두 사람 모두 ‘총리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은 지난 참여정부와 MB정부 하에서도 꾸준히 ‘총리 후보’에 올랐던 바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현실화될시 차기 총리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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