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리아-이란, 외교 핫라인 한반도-중동 2개 지역 동시전장화 공조 구축

▲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북한이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에 연일 보복 성전을 다짐하는 도발적 대남 경고를 쏟아내면서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심상치 않은 전쟁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갑작스런 북한의 위기 국면 조성에 대해 [일요서울]은 정통한 대북소식통으로부터 8월말 이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시리아와 이란을 상대로 잇단 접촉을 갖고 있는 배경에 대해 전해 들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동에서 한 개의 전선을 형성해 한반도에서 전쟁 국면을 조성하는 모종의 밀약설이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동지역에서 시리아와 이란이 합작한 대() 이스라엘 중동 전쟁을 도화선으로 올 10월 말이나 11월 초 북한이 전면적인 대남 무력도발 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공교롭게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5일 선군혁명의 시작 52주년 기념 연설에서 직접 우리의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다지금 미국과 남조선괴뢰군은 추종세력들을 긁어모아 우리를 겨냥한 대규모의 침략전쟁연습을 벌려놓고 우리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고 있다고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으로 이행 할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 수표(서명)하였다며 공표했다.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선전포고에 가까운 도발을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예사롭지 않다는 게 대북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북한이 느닷없이 해마다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면적인 무력 보복대응을 운운하고 있다. 이를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이 올 연말 대선이라는 권력 공백기를 노린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북한 관영매체들은 연일 전면적인 대남 무력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낼 정도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보도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천만이 총폭탄 되리라’(Ten Thousand Bombs Song)을 올려놓고 우리는 빈말 하지 않는다며 대내외에 한반도 정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 시리아-이란 反美연합 2개 지역 전장화 공조 구축

이란 언론매체들이 지난 22일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달 26~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정상회의(NAM)에 참석한다고 전하는 오보 소동을 빚었다.

이 오보 해프닝은 올해 의장국인 이란 측 모함마드 레자 포르카니 대변인이 김 제1위원장이 첫 공식 외국 방문지로 이란을 선택했다고 밝힌 것을 이란과 아랍권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타전하면서 빚어졌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이 고모부이자 실세 장성택을 중국으로 보낸 뒤에 북중 정상회담을 타진하게 하고, 자신은 이란을 방문해 비동맹운동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베이징 외교가에 나돌았다고 전했다.

결국 오보로 끝났지만 김정은의 이란 방문이 전혀 뜬금없는 오보는 아니었다는 것. 김정은이 이란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과 오보가 나온 데에는 베이징과 중동 외교가에 비동맹운동정상회의 의장국인 이란 정부로부터 강력한 초청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정은의 이란 방문은 무산됐지만 헌법상으로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것만은 역력하다.

비동맹운동정상회의는 전 세계 개발도상국이 친목과 정부 간 공조를 도모하기 위한 자리로 회원국은 193개 유엔 회원국들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참여한 이번 비동맹운동정상회의는 29개국 정상들이 지난 30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정상회의에는 시리아의 와엘 나데르 알-할키 총리도 급박한 내전 상황 속에서도 참석했다.

그간 비동맹정상회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의 요청에 따라 각별히 챙긴 데에는 반미연합 전선 형성을 위한 연대 차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전에 빠진 시리아는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사실상 전쟁 중이다.

이란은 역시 핵개발로 호르무즈해협에서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과 시리아, 이란은 한미UFG, 내전사태, 호르무즈 봉쇄 조치로 미국과 대치를 벌이고 있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미국과 대치중인 이란과 시리아의 반미 전선에 북한을 끌어 들여 중동과 한반도에서 양면 공조 체제를 구축해 방아쇠를 당기는 시점만 남겨 두고 있다는 관측이 중국 베이징 외교에 나돌고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의 전언이다. 

시리아-이란 이스라엘 전쟁이 도화선 

중동과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패권 구도도 북한과 시리아, 이란을 지원하는 중국과 러시아 대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대립하고 있다. 특히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내전으로 17개월째 접어들면서 민간인을 포함한 2000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시리아 사태는 국제사회의 패권 구도가 첨예하게 엇갈린 갈등 구조의 집합체나 다름없다.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는 지경인데도 유엔 안보리에 여러 차례 시리아 제재 결의안이 상정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결정적인 이유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 시리아 정부군 지원 배후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무기, 군수물자를 제공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시리아 반정부군 세력을 비공식적으로 대주고 있다. 북한과 시리아는 관계도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북한의 대 아랍권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가 시리아다.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2007년 북한이 시리아의 핵 커넥션에 깊숙이 개입돼 있는 것은 물론, 화학무기나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는 아랍권 동맹의 구심 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란은 주변 아랍국가들의 반발에도 최근 최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의 엘리트 지휘관을 포함해 지상군 수백 명을 시리아에 파견할 정도로 반미 후방 연합군을 자임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이들 세 나라가 반미 연합전선을 구축해 두 개의 지역에서 동시 전장화를 시도할 공조 체제가 구축돼 있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 사태와 미국의 대 이란 봉쇄 조치로 10월말 중동에서 전운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베이징 외교가에 퍼져 있다고 했다.

특히 시리아가 비축해놓은 화학무기로 이스라엘을 자극할 경우 중동 전체로 전쟁이 확대될 소지를 안고 있다. 궁지에 몰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은 내전 상황 속에서도 레바논 헤즈볼라와 연계해 이스라엘을 충동하고 있다.

이강근 이스라엘 히브리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중동 정세와 관련해 아사드 정권이 이스라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자극을 하고 있다만약에 이스라엘이 NATO와 함께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게 되면 그 반대편에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친 시리아 국가들의 양대 진영이 형성된다. 이렇게 되면 시리아 내전이 세계 3차 대전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안한 정세 전망 속에 중동지역 상황은 시시각각 짙은 전운을 드리우면서 중동 전쟁의 위기설은 그 확산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백악관 안보 보좌관으로부터 유사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비상계획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729일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7월 초 이스라엘을 방문한 톰 도닐런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비상계획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상이 실패하고 군사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를 대비해 진지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점을 밝히고, 지하 핵시설을 비롯한 이란의 핵시설 공격에 필요한 미국의 무기 체계와 군사적 능력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 것은 시사 하는 대목이 크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뉴시스>
하룻밤에 서울 점령 두 밤 자고 제주에 공화국 깃발 꽂을 것

지난달 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군에 전면적 반공격적 작전계획 명령을 하달한 이후 연일 전방 군부대를 열병하듯 군의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부대시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 동부전선에 있는 인민군 제

318부대를 시찰했다. 이 부대 지휘부 청사에서 전투임무수행정형을 보고받은 뒤 작전계획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최근 역도무리들의 전쟁 광증 때문에 조국의 최전연(최전방)지대 전방의 공기가 좋지 않다이제 적과 맞붙는 기회가 오면 부대의 무쇠 주먹으로 괴뢰악당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다시는 머리를 쳐들지 못하게 한번 제대로 맛을 보여주자고 했다.

이와 함께 부대 지휘관들에게 부대 내 장병들이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며 최후공격명령을 기다리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정은의 부대시찰에는 김명국 인민군총참모부 작전국장,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 이영호 실각 이후 새롭게 구성된 군부 수뇌부가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미제와 남조선 괴뢰군부 호전세력들이 또다시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군사적 모험의 길에 들어섰다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도전하여 대병력을 동원한 북침전쟁 연습인 을지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다며 비판의 순위를 높였다.

통신은 독선적이고 폭압적인 군사전략에 따라 벌어지는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의해 지금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인 조선반도에서는 사상최악의 군사적 대결상태가 조성되고 사태는 시시각각 전쟁발발의 문어구로 다가가고 있다만약 미국이 끝끝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린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그것을 조국통일대전으로 이어나갈 것이며 이 세상에서 전쟁의 근원을 말끔히 들어내고야 말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최고사령부 종군기자라는 필명으로 최후의 결전에서 우린 승리할 것이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하룻밤 자고 나면 서울이 점령된 소식, 두 밤 자고 나면 제주도에 공화국 깃발이 꽂혔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며 이제 세계가 보게 될 통일대전의 총화(마무리)는 남해의 물에 더운 땀을 식힌 우리 병사들의 열병식뿐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군에 작전계획 명령을 하달했다는 발언에 화답한 것으로, 군부 결속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이 한미 UFG훈련에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경각심을 통한 체제 결속이 수해복구 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정보당국자는 최근 북한군 총정치국이 모든 인민군 장교를 대상으로‘(김정은) 최고지도자 동지를 배신하지 않고 어떠한 배반행위에도 가담하지 않겠다는 충성 서약서에 날인하도록 요구한 것은 그만큼 김정은 체제를 향한 군부 강경파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정은이 군부 내 불만들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반란 또는 쿠데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북한 내에서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나돌고 있다이영호 숙청 이후 군부 내 강경파들 중에는 선군정치를 접고 개혁개방으로 선회하려는 장성택을 위시한 권력 수뇌부의 움직임에 적지 않은 실망감과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고, 일부 최전방 부대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공개석상에서 한미UFG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고조시키고 동부전선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무력 작전계획을 검토하는 등 군부 강경파 통제와 내부 결집 유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여기에 북한 관영 매체들도 우리는 빈 말은 하지 않는다. 사태를 오판하지 말라고 대남 도발 경고음을 폭발시키며 군부의 불만들을 다잡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영호 실각 이후 군부 내에서 선군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중국식 개혁개방을 따라가려는 움직임에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면서 강경파에 속했던 사단장급 이상 고위 장성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전쟁이냐 체제 자멸이냐를 선택할 때가 왔다는 식으로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 경로로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그런데다 한일 간 외교 분쟁이 격화되면서 한미일 남방 3각 동맹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시기적으로도 한국과 미국이 12월과 11월에 대선을 치르고, 일본도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할 정도로 정치 격변기의 혼돈 속에서 북한이 대남 도발의 적기로 자칫 오판할 수 있는 만큼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남 경고 메시지를 단순히 대북 제재 해소나 경제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위협으로 흘려버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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